‘전랑외교 전사’ 미스터리 면직… 中 대외신뢰도 악영향

이귀전 2023. 7. 2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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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중병·스파이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한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이 25일 결국 면직됐다.

국제 사회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외교부장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하루아침에 물러나게 됨에 따라 주요2개국(G2) 중국에 대한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아닌 공산당 소속인 중국 외교 1인자인 왕 위원이 외교부장 역할을 대신한 것 역시 의구심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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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최단기 외교부장’ 불명예
中당국 공식적으론 “건강 문제”
아나운서 사이 ‘혼외자 출산설’
외교부 내부 권력 암투 소문도
왕이 복귀 한·중관계 파장 주목

불륜·중병·스파이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한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이 25일 결국 면직됐다. 국제 사회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외교부장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하루아침에 물러나게 됨에 따라 주요2개국(G2) 중국에 대한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친 부장은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담한 뒤 종적을 감췄다. 중국 당국은 친 부장이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동안 그의 잠적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가 지난 11일에야 마지못해 ‘건강 문제’라고 설명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 연합뉴스
외교부 왕원빈(汪文斌) 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에서 “친 부장은 신체(건강) 원인으로 회의에 참석하기 어렵다”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에 친 부장 대신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로도 친 부장과 관련해 중병설, 불륜설, 기밀유출설 등 확인되지 않은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다. 중병설과 관련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 얘기가 나왔지만 한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얘기는 쏙 들어갔다.

특히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아닌 공산당 소속인 중국 외교 1인자인 왕 위원이 외교부장 역할을 대신한 것 역시 의구심을 키웠다. 이는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공산당에서 직접 나서야 할 정도로 사안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친 부장이 중국 유명 방송국 아나운서와 혼외자를 출산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대만 언론 등을 통해 퍼졌다. 여기에 아나운서가 미국에서 출산한 것이 친 부장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나왔다. 중국 로켓군부대 지도부의 아들이 미국에 있을 때 관련 정보가 미국 정부에 넘어갔는데, 그 시점이 친 부장이 주미대사 재직 당시여서 연관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세계일보 17일자 14면 참조>

시간이 지나면서 의혹은 증폭돼 외교부 내 권력 암투설마저 제기됐다. 왕 위원과 지난 1월 외교부 대변인에서 국경·해양사무사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좌천됐다는 얘기가 나온 자오리젠(趙立堅)이 친 부장과 사이가 좋지 않아 내부 권력다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친 부장 면직을 결정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도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늑대전사(전랑)’ 외교를 대표하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아 승승장구한 친 부장을 7개월만, 신중국 출범 이후 외교부장으로선 최단명 시킬 정도로 중한 문제가 있다는 추측만 여전할 뿐이다.
중국 외교부장은 제1대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9년 재임한 것을 비롯해 역대 부장들이 최소 2~3년에서 최대 13년까지 재임해 왔다. 2대 부장인 천이(陳毅)가 13년을 재임했다. 7개월 만에 외교부장에 복귀한 왕이도 직전 임기에 9년을 근무했다.

왕 위원의 외교부장에 복귀가 한·중 관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가 주목된다. 중국 외교는 시 주석 아래 왕 위원이 1인자로 총괄하고 있으며, 당과 관련된 사안은 1인자인 왕 위원이, 외교부와 관련된 사안은 친 부장이 맡고 있었다. 친 부장이 해임된 뒤 이를 대신할 사람을 찾지 못해 왕 위원이 기존의 역할에 더해 외교부장까지 겸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왕 위원은 당, 외교부를 모두 총괄하면서 중국 외교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다만 이 같은 체제가 계속 이어지기보다 내년 전인대에서는 시 주석이 새로운 외교부장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이우중·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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