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넘어선 황선우,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 3위…한국 최초 2회 연속 시상대

황선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차세대 마린보이’ 황선우(20·강원도청)가 한국수영 사상 최초로 2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시상대에 섰다.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도 이루지 못했던 롱코스(50m) 세계선수권대회 연속 메달 획득이다.

황선우는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42의 한국신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낼 당시 자신이 작성한 종전 한국기록((1분44초47)은 물론 올해 개인최고기록(1분44초61)도 단축했다.

첫 50m 구간을 24초23에 끊은 황선우는 100m 지점을 50초77로 통과한 뒤 150m 지점에서 1분17초57을 기록했으나 마지막 구간에서 엄청난 스퍼트를 보였다. 한때 선두까지 치고 올랐으나 아쉽게도 막판 3위로 밀렸다.

금메달은 1분44초30의 매슈 리처즈(20·영국)가 차지했고, 은메달은 1분44초32를 기록한 2020도쿄올림픽 챔피언이자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3위 톰 딘(23·영국)의 몫이었다. 리처즈는 도쿄올림픽 계영 800m 금메달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계영 800m 동메달에 이어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개인종목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황선우와 함께 한국수영 경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단일종목 동반 결선 진출에 성공한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도 분전 끝에 1분46초04로 6위를 차지했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인 다비드 포포비치(19·루마니아)는 줄곧 선두를 지키다 뒷심 부족으로 4위(1분44초90)까지 밀려났다.

이로써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이 종목에서 2위에 올랐던 황선우는 1년 만에 다시 시상대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지금까지 롱코스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이는 박태환과 황선우뿐인데, 2회 연속 시상대에 오른 것은 황선우가 최초다. 수영 종목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자는 2019년 광주 대회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김수지(울산광역시청)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동메달리스트 황선우(오른쪽)가 우승자 매슈 리처즈(가운데), 2위 톰 딘과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과 자유형 200m 동메달을 차지한 박태환은 2009년 이탈리아 로마 대회를 노메달로 마쳤으나, 2년 뒤 중국 상하이 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박태환의 계보를 이은 황선우의 이번 대회 결선 진출 과정은 수월하지 않았다. 24일 오전 펼쳐진 예선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예선 7조에서 1분46초69, 조 5위에 머물렀다. 전체 72명 중 13위, 가까스로 상위 16명에게 주어진 준결선 티켓을 따냈다. 막차로 준결선에 올랐던 안토니오 자코비치(스위스·1분46초70)와 격차는 0.01초에 불과했다.

다행히 24일 오후 열린 준결선부터 달라졌다. 1번 레인을 배정받은 황선우는 페이스 조절 대신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 나갔다. 1분45초07, 전체 3위로 결선에 올랐다. 3번 레인에서 출발한 25일 결선에서도 역영을 펼쳤다. “초반 페이스를 끌어올리되 내 기록을 단축하는 데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던 황선우의 계획이 통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