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제야 말할 있는 ‘안투’ 1호 포츈 대표…“손승연과 소송으로 공황장애 앓아”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가수 손승연을 매니지먼트했던 포츈 이진영 대표는 연예계 합리적인 여장부로 꼽힌다. 대형기획사 기획팀장출신인 이대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빼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서태지, 조용필 등 당대 최고가수들의 홍보 마케팅 업무를 도맡았다. 대기업에서 레이블 대표로 모셔갈만큼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제작자로 나서 원석을 발굴해왔다.
그런 이진영 대표조차 지난 2017년 소속가수였던 손승연의 소송으로 공황장애를 앓았던 아픔이 있다. 이대표는 당시를 떠올리면 후유증으로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가요계 최대 홍보대행사를 운영하던 이 대표는 Mnet ‘보이스오브코리아’(2012)우승자였던 손승연을 만난 뒤 본격적인 제작에 뛰어들었다. 신인이지만 오디션을 통해 이름을 알린 손승연과 2013년 7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총 5년의 계약을 맺었다. 음반, 음원 및 공연, 행사, 방송출연료 등 매니지먼트 수익을 모두 5:5로 나누는, 신인으로서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당시 버클리 음대에 재학 중이던 손승연의 학업기간까지 계약기간에 넣는 등 여러모로 신인이었던 손승연을 배려했다.
당시 이대표는 손승연의 성장을 위해 물심양면 뛰어다녔다. 신인인 손승연을 위해 자신의 풍부한 인맥을 활용, 당대 유명 작곡가들의 곡을 수급받았다. 그 무렵 가장 핫한 마케팅 업체들을 기용해 손승연을 전적으로 지원했다. 이대표는 주변에 “손승연은 훌륭한 보컬리스트다. 그가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돕겠다”고 말하고 다녔다.
그랬기에 2016년 10월, 손승연이 돌연 전속계약 중지 가처분 소를 제기했을 때 이대표는 공황장애 증세와 함께 심장 발작을 일으켰다. 당시 이대표는 주변 사람들에게 “새벽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심장발작으로 수차례 응급실을 찾았다”고 털어놓았다. 애착을 갖고 제작하던 가수였기에 이대표의 아픔은 더욱 컸다.
이대표를 잘 아는 또 다른 매니지먼트 대표는 “당시 업무 차 안성일 대표 사무실을 찾았다가 손승연이 그 회사 매니저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이상한 느낌을 받아 이대표에게 제보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에이, 무슨 소리야’ 했던 이대표는 소장을 받은 뒤에야 진실을 알게 되고 마음고생을 했다”고 귀띔했다. 안성일 대표는 당시 손승연이 부른 리메이크곡 ‘첫눈이 온다고요’(2014)를 편곡한 바 있다.
때문에 피프티피프티 사태가 제기됐을 때 숱한 가요계 인사들이 이대표에게 ‘안투’(안성일 대표에게 나도 당했다)1호로 인터뷰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대표는 이를 정중히 거절하곤 했다. 이대표는 “이미 지난 일이라 손승연에게 아무 감정이 없다”고 말하곤 했다. 또 이대표는 “이런 논란이 일어 유감이다”라며 인터뷰를 정중히 고사했다.
하지만 25일 손승연이 소속사 더기버스를 통해 “당시 포츈과 전속계약 해지는 수개월간 정산금은 물론 정산서조차 제공하지 아니한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됐다”는 입장문을 내자 그간 평정을 지켰던 이대표는 매우 씁쓸해했다.
또 손승연이 “당시 가수의 생명과도 같은 성대에 폴립이 발병했음에도 지나치게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야만 했고 이로 인한 건강 상태 악화에 따라 이후 근 2년간 재활에 집중해서 현재와 같은 상태로 호전이 됐다”라고 밝힌 내용에 대해서도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이대표는 손승연의 성대가 망가질 것을 우려, 그의 뮤지컬 출연을 만류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승연이 간절히 뮤지컬 출연을 원해 결국 제작사가 제시한 출연료보다 높은 금액을 받고 출연하는 것에 동의했다.
포츈 측은 “당시 정산금 지급 등에 대한 건은 법원을 통해 적법하게 지급됐음이 밝혀졌고 손승연이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한 뒤 거취를 정해달라고 했지만 2달 동안 거취에 대한 확답 없이 정산금만 달라고 독촉했다”며 “그때 홀딩된 정산 보류금은 손승연이 회사로 돌아오는지 여부에 따라 정산금 혹은 합의금으로 성격이 달라지는데 손승연은 끝내 회사로 돌아오지 않아 결국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이런 속내를 측근들에게만 전할 뿐 오랜 시간 함구해왔다. 특히 안성일 대표 이름은 아예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이대표는 ‘스포츠서울’에 “당시 아이폰을 사용했는데 소송 이후 녹음기능이 있는 갤럭시로 기종을 변경했다”며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녹취기능이 있는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기사를 읽으며 휴대전화를 바꿨던 과거가 떠올랐다”고 넌지시 속내를 전했다. 손승연 측이 법적대응을 경고하며 누리꾼들의 입에 재갈을 물렸지만 여러모로 뒷맛이 개운치 못한 이적임은 확실하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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