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묻지마 칼부림' 피의자 신상 오늘 공개되나

26일 신상공개위 개최…"결과 나오는 대로 바로 공개"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신림동 칼부림' 피의자 조모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낮에 그것도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 아무 상관도 없는 길가는 보통 시민들에게 무자비하게 칼을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모씨의 신상공개 여부는 언제쯤 될까. 25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한 피의자 신상공개정보심의위원회를 26일 개최한다. 신상공개위는 경찰 내부인원 3명, 외부위원 4명 등 7명으로 구성되며, 심의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된다.

26일, 신상공개심의위 개최..공개여부 결정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 ▲피의자가 청소년(만 19세 미만)에 해당하지 않을 것 등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얼굴과 성명, 나이 등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다만 신상공개가 결정돼도 피의자 동의가 없으면 머그샷(구금 과정에서 촬영하는 범죄자 얼굴 사진)을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에 촬영한 증명사진이 공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현재 인상과 얼굴 표정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정형화된 증명사진으로, 실제 피의자 얼굴과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신상 공개에 따른 범죄예방 효과가 저하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주 수요일(26일) 신상공개위가 열린다"며 "결과는 나오는 대로 바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범행 장면이 녹화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최초 유포한 인물을 입건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무분별한 영상 유포가 유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이자, 시민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라고 경찰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모니터링으로 확인한 범행 영상 17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를 요청했다.

범행두둔 인명경시 풍조 온라인 확산 우려

아울러 경찰은 사건 직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씨를 '조선제일검' 등으로 부르며 범행을 두둔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서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보고 수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피해자 가족과 유가족에게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유발한 일을 마치 흥미성 이슈로 전락시키거나, 인명 경시 풍조가 자칫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는 걸 차단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일면식이 없던 남성 4명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23일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

조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관악경찰서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너무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범행 동기에 대해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