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기구 체험하듯 오싹한 즐거움…영화 '헌티드 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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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을 잔뜩 먹은 사람이 몸을 움츠리고 어두운 복도를 지나갈 때 유령들이 비웃듯 낄낄거리는 소리가 귀를 가득 채운다.
'헌티드 맨션'의 관객은 보통 '유령의 집'이라는 이름을 가진 테마파크 놀이기구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놀이기구의 유령들처럼 이 영화의 유령들도 관객을 공포의 극한으로 몰고 가기보다는 적당한 수위의 오싹함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곳에 한번 발을 들여놓았다가 떠난 사람은 유령들이 가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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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겁을 잔뜩 먹은 사람이 몸을 움츠리고 어두운 복도를 지나갈 때 유령들이 비웃듯 낄낄거리는 소리가 귀를 가득 채운다.
방에 들어가 거울을 들여다보면 갑자기 유령이 나타나 깜짝 놀라게 한다.
26일 개봉한 디즈니 신작 '헌티드 맨션'(Haunted Mansion)은 같은 이름의 디즈니랜드 놀이기구에서 착상한 영화다. 디즈니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과 '정글 크루즈'도 같은 방식으로 제작됐다.
'헌티드 맨션'의 관객은 보통 '유령의 집'이라는 이름을 가진 테마파크 놀이기구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놀이기구의 유령들처럼 이 영화의 유령들도 관객을 공포의 극한으로 몰고 가기보다는 적당한 수위의 오싹함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공포영화지만,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라는 역할에 충실하다.
'헌티드 맨션'은 미국 뉴올리언스의 오래된 저택에 입주한 아홉 살 소년 트래비스(체이스 딜런 분)와 엄마 개비(로사리오 도슨)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두 사람은 이 집에 유령들이 있다는 낌새를 눈치채고 도망하지만, 얼마 못 가 다시 돌아온다. 이곳에 한번 발을 들여놓았다가 떠난 사람은 유령들이 가만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운 나쁜 사람들이 하나둘 이 집에 모여든다. 유령을 사진으로 찍는다는 벤(키스 스탠필드), 퇴마 의식 전문가인 신부 켄트(오언 윌슨), 심령술사 해리엇(티파니 해디시), 역사학자 브루스(대니 드비토)가 그들이다.
이들은 무려 999명의 유령이 이 집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살길을 찾으면서 이 집의 비밀을 파헤쳐 나간다.
이들이 주고받는 말은 위트로 가득하다. 좌충우돌하면서 빚어내는 소동도 웃음을 자아낸다.
유령들도 웃음을 유발하는 데 한몫한다. 이들은 극악한 존재로 보기는 어렵고, 나름대로 슬픈 사연을 가진 어수룩한 존재에 가깝다.
유령들이 사는 집은 모든 게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손을 대지도 않은 문이 갑자기 닫히고, 벽이 움직이거나 복도가 뒤틀리기도 한다. 이 또한 놀이기구와 비슷한 느낌을 자아내는 장치다.
가족영화인 이 작품엔 가족애의 코드도 담겨 있다.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어버린 벤은 아빠가 없는 트래비스와 놀아주고, 개비는 두 사람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본다.
벤이 아내에게 소홀히 대한 걸 후회하면서 우는 장면은 신파라는 느낌을 주긴 해도 코끝이 찡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키스 스탠필드는 사람들 앞에선 무서운 게 없는 듯 호기를 부려놓고는 유령의 집에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벤을 코믹하게 연기했다.
오언 윌슨, 티파니 해디시, 대니 드비토는 유령 전문가의 인상을 풍기면서도 별 도움은 안 되는 허당 연기로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수정 구슬에 갇힌 유령으로, 이야기의 키를 손에 쥔 '마담 리오타' 역은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제이미 리 커티스가 맡았다.
이 영화를 연출한 저스틴 시미엔 감독의 전작으로는 공포영화 '배드 헤어'(2021)가 있다.
제작진은 유령들이 사는 저택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대규모 세트를 짓고 촬영했다고 한다.
'헌티드 맨션'의 러닝 타임은 122분이고, 등급은 12세 관람가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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