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 "싱글셀은 신약 성공 방정식"

지용준 기자 2023. 7. 26.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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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년 만에 상장, 지니너스의 이유있는 고속 질주
지니너스가 창업 3년만인 2021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가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싱글셀은 신약 개발의 궁극의 기술입니다. 글로벌 제약사도 싱글셀을 안 쓰면 후회할 겁니다."

2018년 바이오 기업을 창업해 단 3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성공시킨 '의사 과학자'가 있다. 유전체 분석 전문 기업 지니너스의 박웅양 대표가 주인공이다. 상장 2년 차에 돌입한 지니너스는 올해 본격적인 도약기에 접어들었다. 유전자를 활용해 구상하고 진행해온 다양한 사업들이 빛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니너스는 2018년 4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으로 삼성유전체연구소 소장인 박 대표가 창업했다. 바이오 기업의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인 기술성 평가에서 기술신용보증기금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각각 'AA'와 'A' 등급을 획득하며 진단기업 중 역대 최고 평가를 이끌어냈다.

박 대표는 "삼성서울병원 스핀오프 벤처의 장점 덕분에 기술성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며 "상장 초기 주요 고객층이 정부기관이나 대학교 등이었다면 상장 이후 병원 임상의나 신약 개발 제약사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니너스의 싱글셀 뭐길래


"암을 고치려면 싱글셀 분석이 필수입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한 쌍의 유전자(DNA)를 갖춘 수정란 한개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암은 DNA에서 돌연변이가 나타나 전이가 되는 현상입니다. 암 조직을 이루는 하나하나를 분석해 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싱글셀 분석의 요체입니다."

지니너스는 암 유전체 진단부터 싱글셀 분석까지 정밀의료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유전체연구소 때부터 확보한 1만2000건의 암 유전체 빅데이터는 지니너스의 대표적인 자산이다. 박 대표가 집중하는 사업은 싱글셀 CRO(위탁연구)다. 싱글셀 CRO는 쉽게 말해 신약에 가장 알맞은 환자를 선별해주는 선행 연구를 해주는 것을 가리킨다. 임상 시험 대상인 환자가 싱글셀 분석을 통할 경우 약효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지니너스가 싱글셀 CRO를 통해 올린 매출액은 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3.9% 증가했다.

박 대표는 "싱글셀 분석은 이른바 '궁극의 기술'이다"라며 "인간의 세포를 이해해야 약이 어떻게 반응하는 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싱글셀 분석은)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이라며 "사람 몸에 존재하는 암 세포를 도면화해 우리 몸이 암세포와 어떻게 싸우는지, 약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가 유전체 분석 연구에 대해 설명한 뒤 싱글셀CRO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지니너스가 '암 백신'을 개발하는 이유


"글로벌 시장에서 항암 백신 파이프라인 개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모더나의 키트루다와 mRNA(메신저리보핵산) 항암 백신 병용요법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결과 발표는 암 백신 개발에 뛰어든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박 대표는 '암 백신' 개발에도 나섰다. 지니너스는 지난 6월 열린 유럽암연구학회(EACR 2023)에서 개발 중인 항암 백신의 전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EACR은 1968년 설립돼 전 세계 100개국 약 1만2000명 이상의 산업계, 학계, 의학계의 연구자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국제 학회다.

연구 내용은 종양신생항원 예측 플랫폼인 백시너스(VACINUS)로 도출한 신생항원 펩타이드의 종양 억제효능이다. 지니너스에 따르면 마우스 대장암 모델과 흑색종 모델에서 지니너스의 신생항원 도출 알고리즘 백파이프로 선별한 신생항원 후보물질이 실질적인 항암 효능을 나타냈다.

지니너스의 암 백신 개발은 박 대표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유전자 분석은 궁극적으로 신약 개발을 통해 환자 건강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았다. 박 대표는 "개발 중인 암 백신은 향상된 알고리즘 기반의 신약 개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후발주자임에도 경쟁력을 갖췄다"며 "지난해 동물실험에서 암 백신의 면역반응을 확인했고 이번에는 항암 효능을 확인한 만큼 암 백신 개발이 고무적인 상황이다. 올해 전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중 임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DTC 유전자 검사기관 공식 인증


회사의 실적 성장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의 소비자 대상 직접 시행(DTC) 유전자 검사 역량 인증제에서 유전자 검사기관 공식 인증을 받은 것이다. DTC 유전자 검사는 소비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유전자 검사기관에 직접 검사를 의뢰해 받을 수 있는 검사다. 소비자는 손쉽게 유전자 검사를 받고 자신의 유전적 특성에 맞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박 대표는 "2020년 DTC 시범사업을 참여하면서 직접 판매 등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본 사업 진입과 더불어 다양한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가맹점과 협력하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우선 지니너스는 카카오헬스케어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니너스는 지난해 카카오헬스케어와 DTC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현재 눈여겨보는 DTC 분야는 당뇨다. 박 대표는 "소비자가 플랫폼에 가입을 하면 무료로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플랫폼사로부터 검사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국내 최대 가입자 수를 보유한 카카오와 협력할 경우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가 최근 일본에 다녀온 일화에 대해 설명하며 유전체 분석 서비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우선 일본부터… 글로벌로 가겠다"


박 대표의 또 다른 목표는 유전자 검사의 글로벌 진출이다. 눈여겨보는 국가는 일본이다. 박 대표는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전자 검사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그만큼 유전자 검사 비용이 비싸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병원의 의뢰를 받고 진행하는 조직생검 패널인 캔서스캔(CancerSCAN)의 비용의 경우 일본이 한국보다 10배가량 비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의 회사 성장을 위해 '사람'에 투자한다고 했다. 유전자 검사는 바이오와 테크(기술)이 공존하는 만큼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회사의 성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올해는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손익 개선에 집중한다"라면서 "현재 성장의 모멘텀이 보이기 시작했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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