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北 '전승절' 맞아 보란 듯 밀착 과시… 고위 대표단 파견 주목

노민호 기자 이창규 기자 2023. 7. 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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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오는 27일 북한의 이른바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 제70주년을 계기로 '혈맹' 관계를 재차 과시할 전망이다.

반면 주재우 경희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 측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핵실험 또는 미사일 발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등 정치·외교적 지원 의사를 밝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자칫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단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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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갈등 속 도발 '뒷배' 지속할지, 자제 요구할지 관심
ⓒ News1 DB

(서울=뉴스1) 노민호 이창규 기자 = 중국과 러시아가 오는 27일 북한의 이른바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 제70주년을 계기로 '혈맹' 관계를 재차 과시할 전망이다.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전승절 경축행사엔 북한 당국의 요청으로 최중요 우방국인 중·러 양측의 고위급 대표단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 측에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리훙중(李鴻忠) 공산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 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이, 그리고 러시아에선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대표단장을 맡는다.

외교가에선 쇼이구 장관이 러시아의 방북 대표단을 이끌 예정인 점을 주목한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시작한 전쟁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비록 '일일천하'로 끝나긴 했지만,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이 무장반란을 일으킨 일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쇼이구 장관의 북한행(行)이 결정된 건 '러시아도 그만큼 북한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방증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엄구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는 "러시아 국방장관이 방북은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격화될 때 북한의 군사적 협력을 담보해놓기 위한 하나의 제스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쇼이구 장관은 앞서 북한 측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포탄 등 전쟁물자 지원을 요청한 인물로 지목된 적도 있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작년 7월27일열린 북한의 '전승절' 69주년 경축행사.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그러나 북러 양측 모두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북한과의 무기거래는 그 자체로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만큼,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제재를 받는 북한은 물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러시아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한 작년 이후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 논의 때마다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함께 매번 제동을 걸어왔다. 심지어 이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국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까지 주장한다.

외교가에선 중·러 양국의 이 같은 행태가 저마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의 갈등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러 양국이 이처럼 든든한 '뒷배'가 되면서 북한 또한 핵·미사일 기술을 한껏 고도화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정부 소식통 또한 "미국은 짧게는 4년, 길게는 8년마다 대통령이 바뀌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며 "북한은 버티다 보면 언젠간 미국의 '정책'이 바뀔 것으로 본다. 그때까지 협상용 카드를 차곡차곡 쌓아두겠단 게 북한의 계산"이라고 전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선 중·러 인사들의 이번 방북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자제시키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단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리 부위원장의 방북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재우 경희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 측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핵실험 또는 미사일 발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등 정치·외교적 지원 의사를 밝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자칫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단 전망을 내놨다. 중·러 방북단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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