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70년, 협상장의 북한군은 왜 웃었나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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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오는 27일은 1953년 한국전 정전협정(휴전협정) 70주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판문점 일대는 민가가 4채 뿐인 논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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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오는 27일은 1953년 한국전 정전협정(휴전협정) 70주년이다. 이날 이후 한반도는 전쟁의 '일시정지' 모드로 들어갔다. 전면적 전쟁은 멈췄지만 기나긴 갈등과 분쟁의 또다른 시작이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20일 정전협정 과정을 다룬 사진을 다수 공개했다. 대개 미군이 촬영,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내셔널 아카이브)이 소장한 사진자료를 수집한 것이다. 그중 건물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협상장 모습이 눈에 띈다.
협정 문서에 조인한 공간은 나무로 얼기설기 지은 임시건물 형태다. 내부엔 겨우 나무책상과 의자를 갖췄을 뿐이다. 연합군과 공산군(중국·북한)이 각각 회의하던 공간은 군용 텐트였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판문점 일대는 민가가 4채 뿐인 논밭이었다.
한국전 휴전(정전)을 위한 회담은 전쟁발발 이듬해인 1951년 7월 10일 시작됐다. 지금의 북한인 개성에서다. 개성이 38도선상에 있다는 이유였다고 전해진다. 장소는 유명 식당이던 '내봉장'이다. 그러나 개성 협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북한군은 이날 자신들의 세력권인 내봉장까지 유엔군을 인솔했는데 이를 항복사절단처럼 보이게 시내를 경유했다. 또 회담장 유엔군측 의자를 공산군보다 10cm 가량 낮게 만들었다. 유엔군 장성들이 자리에 앉으면 공산군을 올려다보는 자세가 되게 했다. 유엔군이 항의해 의자를 바꿨지만 이미 북한군이 유엔군을 내려다보는 장면이 사진으로 찍힌 뒤다.
유엔군이 개성을 폭격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고 실제 유엔군 전투기가 개성 일대를 사격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경전, 심리전이 치열했던 탓에 개성에서 협상을 계속하기는 불가능해졌다. 유엔군은 개성의 남쪽, 양측 중간지대인 파주 일대를 제안한다. 그곳이 널문리 주막, 한자로 바꾸면 '판문점'이 되는 지역이다.
지리한 협상은 2년을 끌었다. 유엔군과 공산군은 마침내 1953년 여름에 협상을 타결하고 7월27일 오전 10시 협정문에 서명했다. 오후 1시 문산 유엔 기지에서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이, 오후 10시 평양에선 김일성이 잇따라 서명하며 마침내 전쟁은 멈췄다. 이승만 한국 대통령은 휴전에 강하게 반대했다. 문산 유엔군 캠프에 한국군 대표로 최덕신 장군이 참석했지만 판문점 정전협정 문서에 한국측 서명은 없다.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질서가 바로 그날부터 고착됐다. 협정 후 한미는 곧장 상호방위조약을 맺으며 한미동맹을 구축했다. 그후 70년,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됐고 서울은 BTS(방탄소년단) 팬들이 찾아오는 글로벌 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정전'은 불완전한 상태다. 핵개발로 내달린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댄다. 한미는 핵전력 무력 시위로 북한 도발을 억제한다. 주한미군 병사가 판문점을 통해 월북하는 돌발상황도 벌어졌다.
1953년 판문점의 천막과 목재 가건물은 지금까지도 완전한 평화를 구축하지 못한 채 위태롭게 유지되는 분단 정국을 상징하는 듯하다. 마침 한미일 정상은 다음달 미국에서 정상회의를 갖는다. 강력한 안보, 항구적 평화가 절실하다. 낯선 70년전 사진에서 눈을 떼지못한 이유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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