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주도권 잡고도 연속골 허용…16강 빨간불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축구

- 한국, 콜롬비아와 1차전 0-2 패
- 독일·모로코와 1승1무해야 희망
- 혼혈선수 페어 최연소 출전 기록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에 덜미를 잡혀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케이시 유진 페어(오른쪽)가 25일 열린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볼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2로 졌다. 한국은 전날 모로코를 6-0으로 완파한 독일(승점 3·골 득실 +6), 콜롬비아(승점3·골 득실 +2)에 이어 조 3위(승점 0·골 득실 -2)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진출한다. 한국은 모로코, 독일과의 경기에서 최소 1승 1무를 기록해야 16강 진출에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FIFA 랭킹 2위인 세계 최강 독일과의 승부에서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이날 패배로 16강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 셈이다.

한국은 이날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고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무득점 패배’라는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한국은 처음 출전한 2003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브라질에 0-3으로 패한 뒤 전패로 탈락했고, 2015년 캐나다 대회 때는 16강 진출에 성공했으나 1차전에서 브라질에 0-2로 패했다. 직전 2019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프랑스를 상대로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패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 초반 주도권을 쥐고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조소현(토트넘)이 때린 중거리 슛이 수비수에 맞고 굴절됐고, 전반 8분에는 최유리(현대제철)의 왼발 슛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11분 지소연(수원 FC)의 날카로운 프리킥도 골키퍼가 잡아냈다.

한국은 전반 28분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 주도권을 빼았겼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마누엘라 바네스가 날린 슛을 막는 과정에서 심서연(수원 FC)이 핸드볼 파울을 범했고, 카탈리나 우스메가 페널티킥을 차 넣어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39분에는 린다 카이세도에게 한 골을 더 허용했다.

벨 감독은 후반 들어 손화연(현대제철)과 조소현을 빼고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과 스피드가 뛰어난 강채림(현대제철)을 투입, 공격에 변화를 꾀했으나 끝내 콜롬비아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 최초의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PDA)는 이날 후반 33분 최유리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16세 26일의 나이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선 페어는 여자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은 30일 오후 1시 30분 모로코와 2차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