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00% 폭등 상춧값…수급 안정 절실한 생활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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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가격이 최근 급등세다.
태풍 추석 등 물가 자극 요인이 대기 중인 점도 걱정거리다.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산을 사료용으로 많이 쓰기 때문에 곡물가가 오르면 축산물 가격에 영향을 받는 구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 가까스로 잡히는 듯했던 물가가 기상이변 등으로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을 정부는 결코 낙관적으로 임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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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가격이 최근 급등세다. 지난달 25일부터 한달 넘게 이어지는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 등 여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전북 충남 등지에서 농지가 3만5000㏊ 이상 침수됐다. 피해는 벼 수박 사과 멜론 등 채소와 과일류에 집중됐다. 그 결과 한달 전 2만 원 미만이던 청상추 4㎏의 도매가는 현재 9만 원 선으로 400% 이상 올랐고 오이는 284%, 시금치는 214% 상승률을 보인다. 수박(30%)과 사과(15%)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날씨로 인한 농산물 가격 변동은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8, 9월엔 더 뛸 가능성이 높다. 태풍 추석 등 물가 자극 요인이 대기 중인 점도 걱정거리다.
현재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안정세다. 지난해 7월 6.3%까지 뛰었으나 6월 현재 21개월 만에 최저치인 2.7%로 떨어졌다. 주요 생필품 144개를 모은 생활물가지수도 2.3%에 머문다. 그러나 현장 체감도는 이런 산술평균을 훨씬 넘어선다. 채소나 과일 같은 농산물은 물론이고 식품(4.7%) 외식(6.3%) 등은 상승률이 배 이상이다. 이들 항목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가격 상승폭이 일정 범위를 넘으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충분히 될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9월 긴 장마로 농축수산물이 12.8%나 올랐는데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가 1% 이상으로 평가됐다.
물가 관리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는 날씨 외에도 많다. 우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곡물 수출이 다시 한번 발이 묶였다. 국제 곡물 가격이 곧 오른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산을 사료용으로 많이 쓰기 때문에 곡물가가 오르면 축산물 가격에 영향을 받는 구조다. 축산 분야는 이번 호우 때 이미 시설과 가축 폐사 피해를 입었는데 이제는 국제 곡물가 변수까지 덮치는 격이다. 석유값도 들썩인다. 국제유가는 최근 한달간 12% 가까이 올랐다. 아이스크림 빵 등 유제품과 제과제빵류 원가에 결정적인 우유 가격도 인상이 확실시 된다. 예상 인상폭의 최소한만 적용해도 6.9%나 된다. 부산의 경우 지난 달부터 택시요금이 오른 데다, 버스 도시철도 등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 예고되어 있어 시민 주름살이 깊어진다.
물가만큼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가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 가까스로 잡히는 듯했던 물가가 기상이변 등으로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을 정부는 결코 낙관적으로 임해선 안 된다. 물가를 자극할 만한 요인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비 피해를 입은 품목별 주요 원산지 실태부터 면밀히 점검하고 별도의 수급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 수입 등을 통한 대체품목을 적극 발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정당한 근거 없이 폭리를 취하려는 집단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경계와 단속 또한 정부와 지자체가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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