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애그플레이션의 경고

허행윤 기자 2023. 7. 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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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증권회사가 예언했다. 농산물 값이 오르면 물가 오름세로 이어진다고 말이다. 2007년 얘기다. 이른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다. 요즘이 딱 그렇다.

최근 잇따른 농산물 값 급등으로 애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가 그래서 무섭다. 이 용어를 처음 쓴 건 메릴린치다. ‘세계 농업과 애그플레이션(Global Agriculture&Agflation)’이라는 보고서에서다. 농산물 값과 일반 물가의 반갑잖은 조합은 그렇게 탄생했다.

극한호우 피해가 농산물 값 인상에 영향을 미치면서 밥상물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시금치와 상추, 오이 등의 값이 뛰고 있어서다.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면서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로 이어질 조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시금치(상품) 도매가격은 4㎏에 5만4천780원이다. 한 달 전 1만7천170원과 비교해 219.0% 뛰었다. 장맛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10일에는 4㎏에 3만6천420원이던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만에 50.4% 올랐다.

시금치 도매가격도 유독 농산물 가격이 비쌌던 시기인 1년 전의 5만460원보다 8.6% 비싸다. 평년(2만4천769원)과 비교하면 121.2% 올랐다. 적상추(상품) 도매가격도 비슷하다. 4㎏에 5만7천40원으로 한 달 전 1만9천345원보다 무려 194.9% 올랐다. 청상추(상품)도 4㎏에 5만5천920원으로 한 달 새 193.3% 올랐다. 오이도 100개에 6만2천325원으로 한 달 전(4만625원)과 비교해 53.4% 뛰었다. 얼갈이배추는 4㎏에 1만2천980원으로 한 달 전(6천105원)보다 112.6% 상승했다.

당국의 대책이 시급하다. 서민들에게 무서운 청구서가 가을보다 먼저 날아올 판이다. 등골이 서늘해진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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