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장진호, 형은 포항서 전사… 73년만에 만난다
미군 전사자로 추정돼 북한에서 미국 하와이로 옮겨졌던 고(故) 최임락 일병 등 6·25전쟁 국군 참전용사 유해 7구가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전사지에서 고국까지는 수십·수백㎞에 불과하지만 귀국길은 태평양까지 돌며 1만5000여㎞에 달한다. 세월은 73년이 흘렀다.
국방부는 “26일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신범철 국방부 차관과 유해인수단 50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군 전사자 유해 인수식’이 거행된다”면서 “인수식을 마치는 대로 유해를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를 통해 당일 국내로 봉환(奉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봉환되는 유해 7구는 6·25전쟁 중 북한 지역 등에서 전사한 참전 용사들이다. 3구는 북한에서 발굴 후 미국이 전달받았고, 1구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창설 전 미국이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발굴했다. 나머지 3구는 미 태평양 국립묘지에 안장됐던 6·25 전사자 무명용사 묘역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군 전사자로 판명됐다. 7구 모두 처음에는 미군 전사자로 추정돼 하와이로 임시 안치됐다가 뒤늦게 재검 과정에서 국군으로 판정돼 귀국길에 오르게 된 것이다. 자칫 영원히 이역만리에 묻힐 뻔했지만 첨단 과학 기술을 동원한 한미 공동 감식 작업 덕에 국군인 게 밝혀져 고국 땅에서 영면하게 됐다.
7구 가운데 구체적 신원이 확인된 것은 최 일병 유해뿐이다. 나머지 6구는 국군인 것만 확인되고 정확한 신원은 파악되지 않았다. 국방부에 따르면, 최 일병은 1931년생으로 1950년 6·25전쟁 발발 두 달 만이던 8월 부산에서 입대했다. 이후 미 제7사단 카투사로 배치됐다. 인천상륙작전 등 여러 격전을 치른 끝에 그해 12월 12일 ‘미군 역사상 최악의 극한지 전투’로 꼽히는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19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군 관계자는 “최 일병은 형제 참전용사”라면서 “그의 형은 국군 제3사단 고 최상락 하사(현 계급 상병)로 1950년 8월 영덕·포항 전투에서 전사한 후 본가로 유해가 봉송됐다”고 했다. 최 일병 유해 봉환으로 두 형제가 73년 만에 넋으로나마 재회하게 되는 것이다. 국방부는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 바친 두 형제의 뜨거운 애국심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릴 수 있도록 현양(顯揚)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일곱 차례에 걸쳐 총 313구의 유해가 미국에서 국내로 봉환됐으며, 이 가운데 19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26일 엄수될 유해 인수식 행사는 신범철 차관과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을 한미 양측 대표로 하고 이서영 하와이 총영사, 켈리 매케이그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국군 유해 7구는 한국 공군의 KC-330을 통해 국내로 봉환되며,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할 때부터 공군 F-35A 전투기 편대의 호위를 받으며 서울공항에 도착한다. 유해가 도착하는 26일 저녁 서울공항에서는 ‘국군전사자 유해 봉환식’이 거행되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를 대상으로 유전자(DNA) 검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한미 간 유해 공동 감식과 봉환은 한미동맹을 공고히 이어가는 매개로서 정전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는 그 의미가 더욱 크다”면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켰던 호국영웅을 고향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어디든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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