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있어서 때렸다?···집유 기간 '묻지마 폭행'한 30대

연합뉴스

[서울경제]

‘묻지마 범죄’가 이어지는 가운데 노인과 청년을 가리지 않고 ‘앞에 있던 사람’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30대가 구속됐다. 게다가 이 남성은 과거 비슷한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기간에 또 범행을 저질렀다.

제주동부경찰서는 폭행 및 상해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날 제주지방법원은 영장실질심사를 열어 A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12일 낮 12시 50분께 제주시 화북동 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80대 남성의 머리 등을 아무런 이유 없이 주먹으로 두세 차례 때려 쓰러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나흘 뒤인 지난 16일 오전 8시 50분께 제주시 도련동 제주축산농협 삼화지점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70대 여성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들은 모두 A씨와 일면식 없는 사이로 단지 A씨 앞에 서 있다가 봉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가족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A씨를 특정하고 20일 오후 5시 30분께 경찰에 자진 출석하도록 했다.

A씨의 범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2일 국립제주박물관 버스정류장에서도 앞에 서 있던 20대 남성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일에는 제주시 건입동 하나로마트 주차장에서 운전이 미숙한 30대 관광객에게 시비를 걸어 때리기도 했다.

특히 A씨는 지난해 10월 특수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8개월형에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집행유예 기간 거듭 ‘묻지마 폭행’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A씨는 경찰에서 "기억이 없다"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피해자는 겁이 나기도 하고 나중에 보복할까 봐 바로 신고하지 못했다고 하고 있다"며 "빠른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피해를 본 경우 바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