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점입가경’ 버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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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시절 잊지 못할 메뉴 가운데 흔히 군대리아라고 불리는 게 있다.
한 달에 2∼3차례 나오는 이른바 군대식 햄버거다.
6·25전쟁 당시 미군들이 부대 인근에서 미국식 햄버거를 만들어 먹은 데서 비롯됐다는 햄버거는 이제 바쁜 직장인들에게 간식이 아닌 식사 대용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한때 햄버거는 정크푸드(쓰레기 음식)의 대명사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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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햄버거는 정크푸드(쓰레기 음식)의 대명사로 불렸다. 필리핀은 국민들의 비만을 막고자 햄버거 등 정크푸드와 가당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호주에서는 정크푸드의 TV·라디오 광고를 일정 시간대(오전 6시∼오후 9시30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온라인에서는 아예 금지하는 법안까지 발의됐다고 한다.
2000년대 초까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국내 햄버거 시장이 지금은 외국 프리미엄 업체들의 총성 없는 전쟁터로 변했다. 2016년 SPC그룹이 쉐이크쉑을 국내에 들어오며 불을 붙였다. 지금은 국내 매장을 24개로 늘렸다. 2021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잠실에 고든램지 버거가 상륙했다. 한국에서만 팔리는 1966버거는 14만원이라는 고가에도 연일 품절 사태를 빚는다. 최근에는 한화갤러리아가 미국 3대 버거의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를 강남에 열면서 ‘오픈런’에 가세했다.
유로모니터 통계에 의하면 국내 햄버거 시장은 해마다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15년 2조3038억원, 2020년 2조9636억원에서 올해는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비대면·간편성을 앞세워 외식업 가운데 유일하게 소비가 늘었다. 브랜드·광고에 휘둘리지 않는 가치소비로 무장한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가 버거 전쟁을 달구고 있다. 버거가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 미네랄 등 영양소를 고루 갖춘 건강한 요리로 인식되면서 시장도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새로운 소비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일부 MZ세대에겐 신선한 경험이나 일종의 도장 깨기로 인식되는 성향까지 나타난다고 한다. 프리미엄 버거에 맞서 가성비·간편성 등을 내세운 프랜차이즈 업체의 반격도 시작됐다.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궁금하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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