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 볼볼볼’이 부른 KIA의 붕괴… ‘ERA 1점대 듀오’ 수난, 최지민 만루 악몽 생길라

김태우 기자 2023. 7. 2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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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창원 NC전에서 뼈아픈 역전 만루홈런을 맞은 최지민 ⓒKIA타이거즈
▲ 벤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위기를 맞이한 이준영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창원, 김태우 기자]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가져가느냐, 아니면 볼을 주느냐는 기록적으로 봤을 때 궁극적으로는 어마어마한 피안타율 차이로 나타난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강조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KIA가 이 기본을 지키지 못하며 결국 무너졌다.

KIA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3-5로 역전패했다. 3회까지는 3-0으로 앞서 나갔지만, 이후 추가점이 나오지 않은데다 3-0으로 앞선 7회 불펜이 대거 5실점하며 경기가 뒤집힌 끝에 주도권을 되찾지 못했다.

3회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리드오프 최원준이 원맨쇼를 펼쳤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서 3루타를 치며 선취점의 발판을 놓은 것에 이어 3회에는 우월 2점 홈런을 때려 팀의 초반 3득점에 모두 기여했다. 그러나 추가점이 나오지 않자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7회 불펜 투수들이 고전하면서 경기를 그르쳤다.

선발 토마스 파노니는 몇 차례 위기를 잘 막아내고 비교적 무난한 투구를 한 끝에 5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구 수가 88개였지만 6회에 올라오면 100개를 넘길 가능성이 컸고, 최근 경기가 취소되며 충분히 체력을 보충한 불펜이 있어 교체도 고려할 만했다. 여기서 KIA는 6회 임기영을 올려 한 이닝을 막았다.

임기영이 7회 선두타자까지 처리하자, 좌타자 박세혁을 겨냥해 좌완 이준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준영은 올 시즌 3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한 불펜 투수.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강점이 있어 KIA가 좌타 라인에 믿고 요긴하게 쓰는 선수다. 그런데 여기서 NC가 대타 서호철 카드로 대항했고, 여기서부터 NC가 흐름을 차근차근 잡아가기 시작했다.

대타가 나올 것이라는 점은 예상할 수도 있었고, 이준영의 기량을 고려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초구 스트라이크가 문제가 됐다. 서호철과 승부에서 먼저 볼을 내준 끝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한 이준영은 고전을 거듭했다 ⓒKIA타이거즈
▲ 패스트볼 커맨드가 좋지 못했던 최지민 ⓒKIA타이거즈

이어 김주원 타석 때도 초구와 2구 모두가 볼이었다. 이준영의 커맨드가 평소 같지 않았다. 결국 1~2구를 모두 볼로 준 것은 볼넷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상위 타선으로 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기서 뭔가 승부를 봤어야 했는데 이도 저도 아닌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올해 이준영은 다음 타자 손아섭을 상대로 2타수 무안타로 피안타가 없었다. KIA는 손아섭을 이준영에게 맡겼으나 역시 초구와 2구가 볼이었다. 베테랑 손아섭이 이 흐름을 놓칠 리 없었고, 끝내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을 고르며 베이스를 꽉 채웠다.

그러자 KIA는 올 시즌 불펜의 최고 믿을맨이자, 시즌 3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 중인 최지민을 마운드에 올려 진화에 들어갔다. 최지민은 박민우를 얕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주자들을 멈춰세웠다. 하지만 그 다음 박건우 타석에서 또 초구와 2구에 볼을 주며 불리하게 승부를 시작한 끝에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밀어내기였다.

최지민의 패스트볼 구속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지만 전체적인 투구폼이 경쾌하지 못했고, 그 결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 위주의 볼 배합을 가져갔지만 NC 타자들이 속지 않았다. 이어 마틴을 상대로도 초구에 볼이 들어갔고, 2B-2S의 승부 카운트에서 들어간 패스트볼이 다소 높게 들어가며 결국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역전 만루 홈런으로 이어졌다. KIA는 이 여파를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었던 두 선수의 평균자책점도 치솟았다. 이준영은 1.17에서 무려 2.35까지 올라갔고, 최지민도 5월 3일 이후 두 달 넘게 지켰던 1점대 평균자책점이 무너지며 2.30을 기록했다.

필승조인 최지민이 두 경기 연속 만루 상황에서 무너진 것도 찜찜했다. 최지민은 21일 광주 두산전 7회 2사 1,2루에서 선발 마리오 산체스를 구원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으나 박계범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줘 만루에 몰린 뒤 박준영에게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앞선 투수를 구원했으나 성적이 좋지 않았다.

최지민의 올 시즌 만루시 피안타율은 0.556으로 높아졌고 4사구도 5개를 허용하는 등 만루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 됐다.

▲ 올 시즌 만루 상황에서 성적이 썩 좋지 않은 최지민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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