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초보감독은 없었다…베어스 41년 새 역사, 이승엽 감독 “모든 평가는 시즌 마치고…더 달리겠다” [오!쎈 잠실]
[OSEN=잠실, 이후광 기자] 지금까지 이런 초보감독은 없었다. 지도자 경험 없이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이 두산 베어스 연승의 새 역사를 썼다.
두산 베어스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9차전에서 8-5로 승리했다.
두산은 3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파죽의 11연승을 달리며 시즌 44승 1무 36패를 기록했다. 11연승은 종전 10연승(2000년 6월 김인식 감독, 2018년 6월 김태형 감독)을 넘어 베어스 구단 창단 최다 연승 신기록이다. 팀 통산 5284경기 만에 최초 기록이 탄생했다.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국내 사령탑 부임 첫해 최다 연승 기록을 경신했다. 1997년 LG 천보성 감독, 1999년 한화 이희수 감독, 2000년 LG 이광은 감독의 10연승을 넘어 11연승에 도달했다.
KBO리그 최초의 외국인감독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 롯데 사령탑으로 부임해 11연승을 이끈 바 있다. 이승엽 감독이 역대 감독 데뷔 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해냈다.
다음은 11연승 사령탑 이승엽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11연승 소감
선수들이 인터뷰를 해야 하지 않나. 두산 최초 11연승 전광판을 보니 실감이 났다. 그러나 경기할 때 끝났을 때 크게 생각은 안 했다. 마지막에 하이파이브하러 가는데 전광판 보고 11연승 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때는 기분이 좋았다.
-두산을 대표하는 감독들을 넘어섰다
감독 맡은 지 1년도 안 됐다. 아직 우리는 많이 부족하고 이제는 조금씩 좋아지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나 또한 개막전부터 해서 힘든 시기가 많았다. 그런데 팀이 조금씩 안정이 되고 선수를 알아가면서 좋아졌고, 그게 지금까지 왔다. 선수들이 잘해준 것이다.
-현역 시절 56홈런, 400홈런, 지도자 데뷔 첫 승, 11연승 모두 롯데 상대로 했다
선수 때는 롯데 상대로 조금 강했던 것 같은데 감독은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거라 선수들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 감독은 판단하는 것밖에 없다. 큰 생각은 안 했다.
-9회는 마음이 복잡했을 것 같다
오늘 점수 차이가 조금 있어서 투수코치와 이야기했을 때 조금 더 가자고 했다. 그런데 두 번째 이닝 때부터 문제가 생겨서 박치국, 정철원이 나왔다. 깔끔하게 이기면 제일 좋은데 맞으려고 던지는 선수는 없다. 집중력, 구위가 떨어진 것 같다. 어쨌든 이겼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보충해서 다음 번에는 어떻게 투수를 쓰는 게 가장 좋을지 정리를 해야한다.
-김재환 홈런이 나왔다
홈런도 치고 안타도 쳤다. 원래 능력이 있는 선수다.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직 보여줄 게 더 남았다. 충분히 능력 있는 선수라 조금 더 그 능력이 필드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공교롭게도 오늘 해설위원이 김태형 위원이었다
경기 전에는 훈련 때문에 인사를 못 드렸다. 조금 전 인터뷰할 때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번 중계 오셨을 때 선수들 파악을 확실히 못해서 전임 감독께 두산에 대해 궁금한 걸 물어봤다.
-이제 조금씩 시즌 전 구상했던 그림이 나오는 것 같은데
김재환이 전반기 부진해서 후반기에 터져주고 로하스가 전반기 마지막 모습 그대로 가면 확실히 강해질 거라고 봤다. 후반기 첫 홈런이 나왔는데 이걸 유지를 해서 김재환을 거르고 양의지와 승부할 수 있도록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취임식 때 시즌 개막 후 초보 감독이라는 평가를 준비된 감독으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모든 평가는 시즌 끝마치고 받아야 한다. 60경기 남았다. 내일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선수들도 만족 안 하겠지만 스태프들도 만족 없이 조금 더 집중해서 지금 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조금 떨어진다면 많이 떨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팀을 만들겠다. 모든 평가는 시즌 끝마치고 해 달라.
-12연승 욕심도 있나
항상 경기는 이기려고 하는 것이다. 내일도 우리가 곽빈이 나간다. 오늘 브랜든이 좋은 컨디션 아니었지만 그가 들어오면서 투수진이 짜임새를 갖췄다. 최승용도 뒤로 보내면서 투수진 힘이 붙었다. 시즌 초반에는 야수진이 부진해 투수들이 부담 느꼈지만 이제는 1, 2점 줘도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던져줬으면 좋겠다.
-주장 허경민에 대한 평가는
지금 너무 훌륭하게 팀을 이끌어주고 있다. 연패가 길어지고 팀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지 않으면 불신이 생기고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길 텐데 그런 게 한 번도 없었다. 스태프들도 그런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만일 팀 내에서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면 슬럼프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연패 빠지더라도 선수들 기를 살려주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가자고 했는데 지금까지 잘 되고 있다. 캡틴을 중심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 올해 많이 떨어지지 않고 다시 반등할 수 있는 비결인 것 같다. 앞으로도 팀 분위기만큼은 다른 팀에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연히 야구를 즐겁게 할 순 없다. 직업이니까. 여기서 죽기살기로 해야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선수들이 뛸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몇 연승까지 하고 싶나
내일만 이기고 싶다.
-두산 팬들에게 한마디
앞으로 62~3경기 남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걸 하면서 조금 더 많은 승리하고 팀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우리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팬들이 많은 승리를 원하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 선수들은 어떤 경기를 하든지 끝까지 최선 다해서 시즌 끝마쳤을 때 지금보다 더 많은 승리해서 정말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러나 아직은 이르다. 더 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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