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 명장들 뛰어넘은 초보 이승엽…"12연승? 내일 곽빈 나갑니다"[일문일답]

김민경 기자 2023. 7. 2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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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연승 세리머니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11연승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감독 이승엽이 구단 최초의 역사를 썼다.

두산은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8-5로 이겼다. 두산은 지난 1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2-1 승)부터 이날까지 11연승을 질주하며 구단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작성했다. 팀 통산 5284경기(2707승2470패107무) 만에 최초 기록이다.

종전 구단 기록은 10연승이었다. 김인식 감독 시절이었던 2000년 6월 16일 수원 현대전부터 6월 27일 잠실 현대전까지 구단 최초로 10연승을 달성했고, 김태형 감독 시절인 2018년 6월 6일 고척 넥센전부터 6월 16일 대전 한화전까지 구단 2번째 10연승 기록을 작성했다.

이 감독은 베어스 역사상 명장으로 꼽히는 김인식 감독과 김태형 감독도 좌절했던 11연승 도전에 성공하며 사령탑 커리어에 한 획을 그었다. 초보 지도자로 데뷔 시즌에 달성했으니 더더욱 인상적이다.

아울러 이 감독은 KBO 역대 감독 데뷔시즌 최다 연승 신기록(대행, 외국인 제외)도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1997년 LG 트윈스 천보성 감독, 1999년 한화 이글스 이희수 감독, 2000년 LG 이광은 감독과 올해 이 감독이 달성한 10연승이었다. 이 감독은 이날 1승을 더해 국내 감독 최초의 역사를 썼다.

외국인 감독으로는 2008년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데뷔 시즌에 11연승을 달성했다. 그해 7월 27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부터 9월 2일 사직 LG 트윈스전까지 11연승을 달렸다.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 연합뉴스

다음은 이승엽 감독과 일문일답.

-11연승 소감은.

(전광판에) 두산 베어스 최초 11연승 딱 뜨니까 실감이 나더라. 경기할 때나 끝날 때 크게 생각 안 했다. 마지막에 하이파이브 하러 가는데 11연승 보고 진짜 했구나 생각이 들어 기분 좋았다.

-두산 대표 감독(김인식, 김태형)과 이름을 나란히 했다.

감독 맡은 지 1년도 안 됐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팀이 조금씩 안정되면서 조금씩 선수들을 알아가면서 경기를 풀어나가고 조금씩 좋아진 게 지금까지 온 게 아닌가 싶다. 선수들이 잘한 것이다.

-9회에는 마음이 복잡하지 않았나(8-2로 앞서다 8-5로 쫓겼다).

아무래도 우리가 이제 사실 김명신도 있고, 박치국, 필승조로 치면 정철원 홍건희로 이어져야 했다. 점수 차가 있어서 투수코치와 상의해 조금 더 가자고 했는데, (이영하와 최승용이) 2번째 이닝째에 조금씩 문제가 생겨 박치국과 정철원이 나왔다. 깔끔하게 이기면 제일 좋다. 하지만 선수들이 맞으려고 던지려 하진 않는다. 2이닝째 집중력 저하인지, 구위가 떨어진 건지 오랜만이라 무리한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승리했기에 이런 점은 보충하고 보완해서 다음 번에 투수를 쓰는 게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 결정적 투런포를 친 김재환(오른쪽) ⓒ 연합뉴스

-김재환 3번타자 배치 효과를 봤다.

홈런도 치고, 안타도 치고 원래 능력이 있는 선수다. 우리가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김재환은 보여줄 게 더 남았다. 충분히 능력 있는 선수다. 그라운드에서 경기력 나올 수 있도록 끌어줘야 할 것 같다.

-시즌에 앞서 구상했던 그림과 비교했을 때 어떤가.

사실 전반기 때 김재환이 부진했다. 후반기에는 김재환이 터져주고, 로하스가 전반기 마지막에 그대로 간다면 우리 팀은 확실히 더 강해질 여건이 된다고 생각한다. 후반기 첫 홈런이 나왔지만, 계속 유지해서 상대 팀이 봤을 때 김재환을 거르고 양의지와 승부할 수 있도록 원래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취임식 때 '초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다고 했는데,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모든 평가는 시즌 끝마치고 받아야 한다. 60경기 정도 더 남았고, 내일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우리 스태프도 만족하지 않고 집중해서 좋은 페이스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더 많이 떨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하겠다. 모든 평가는 시즌 끝나고 부탁드린다.

-12연승을 해야 로이스터 감독을 넘어 신기록이다.

내일(26일) 곽빈이 나간다. 오늘 브랜든이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브랜든이 오면서 투수 짜임새가 좋아졌다. 뒤로 최승용을 보내면서 마운드에 힘이 붙었다. 곽빈이 1~2점 줘도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피칭하면 좋은 피칭 하지 않을까.

▲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왼쪽)과 주장 허경민 ⓒ 두산 베어스

-주장 허경민에게 한마디.

훌륭하게 팀을 이끌어 주고 있다.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팀에 불신이 생길텐데, 그런 적이 한번도 없었다. 팀 내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팀 슬럼프가 길어지는데, 항상 연패에 빠져도 선수들 기를 살려주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가자고 한 게 지금까지 잘된 것 같다. 주장을 중심으로 잘된 것 같다. 올해 우리 팀이 많이 떨어지지 않고 반등한 비결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당연히 연승도 연패도 할 수 있으나 분위기만 떨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11연승을 할 수 있는 팀이 된 비결로 선수들은 '감독님의 믿음'이라고 했다.

아니다. 유격수도 많이 바꾸고 2루수도 바꾸고, 성적이 안 나오면 퓨처스팀에도 보냈다. 어쩔 수 없다. 28인 엔트리 차지를 위해 많은 선수들이 퓨처스팀에서 준비하고 있고, 더 기회를 주고 싶다. 더 기회를 줄 수 없어 힘들 때가 있지만, 퓨처스에서 뛰는 선수들도 경기를 나가지 않는 선수들도 1군에서 경기할 준비를 항상 하기에 그게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하는 것은 없다. 박수만 쳐주고 있다.

-몇 연승까지 원하나.

내일만 이겼으면 좋겠다(웃음).

-두산이 더 무서워질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김재환이다. 김재환이 오늘처럼 좋은 장면에서 좋은 타구를 날려 준다면, 아주 폭발력 있는 중심 타선이 된다. 정수빈은 워낙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서 김재환을 믿고 있겠다.

▲ 환호하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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