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는 내 것’ 8회에만 13득점 빅이닝+장시환 19연패 탈출…한화, 키움 꺾고 하위권 싸움서 기선제압 성공[스경X현장]
치열한 하위권 싸움에서 한화가 먼저 웃었다.
한화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8회에만 13득점하며 16-6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키움과 한화는 8~9위에 나란히 있었다. 두 팀의 경기 차는 0.5경기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날 승리로 다시 한화가 키움과 승률에서 동률을 기록하며 공동 8위로 올라섰다.
두 팀 모두 분위기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키움은 후반기 첫 3연전에서 롯데를 상대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작성했지만 팀 전력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24일 키움은 이정후의 수술 소식을 알렸다. 이정후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왼 발목 통증을 호소해 교체됐고 신전지대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23일부터 1군 엔트리에 빠진 이정후는 27일에는 수술대에 오른다.
한화는 최근 2연패로 분위기가 처져있는 상태였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외인 타자 닉 윌리엄스의 타순을 8번까지 내렸다.
두 팀은 5회 전까지는 팽팽하게 맞섰다.
선취점은 키움이 뽑아냈다. 1회 송성문의 적시타로 기선을 잡았다.
그리고 3회에는 무사 만루에서 이원석의 유격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달아난 뒤 이어 송성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추가해 3-0으로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앞선 3점은 바로 동점이 됐다. 4회초 한화 노시환이 선두타자로 나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추격을 시작했다. 노시환은 데뷔 처음으로 20홈런을 기록했고 이 부문 공동 선두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윌리엄스의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쫓아간 뒤 키움 장재영의 폭투 때 3루주자 김태연이 홈인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키움은 6회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1사 1·3루에서 김준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다시 앞선 뒤 계속된 1사 1루에서 김동헌이 한화 강재민을 상대로 좌월 2점홈런을 쏘아올려 6-3으로 앞섰다. 김동헌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그러나 한화도 끈질겼다. 8회초 키움 불펜이 흔들리는 틈을 타 추가점을 뽑아냈다. 문현빈이 김재웅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뽑아냈고 김태연과 최재훈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키움 투수는 이명종으로 바뀌었고 윌리엄스가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돼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대타 하주석이 좌전 적시타를 쳤고 이진영도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쫓아 6-5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어 노시환 타석 때 홍원기 감독이 파울 타구에 대한 비디오 판독 내용에 대해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홍 감독의 퇴장은 시즌 16번째, 감독으로는 7번째다. 홍 감독 개인적으로는 지난달 23일 두산전 이후 올시즌 두번째 퇴장이다.
결국 노시환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고 다시 동점이 됐다. 이어 채은성이 바뀐 투수 김선기를 상대로 우전 2타점 적시타를 치며 한화가 8-6으로 리드를 가져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문현빈, 김태연, 권광민, 윌리엄스의 연속 적시타가 잇달아 터졌다. 키움은 투수를 윤석원으로 바꿨지만 이진영의 3점 홈런까지 터졌다. 한화는 8회에만 13득점을 뽑아냈다. 13점은 KBO리그 역대 한 이닝 최다 득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또한 타자이순도 2019년4월7일 사직 롯데전(3회) 이후 역대 2번째 기록이다.
7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장시환은 팀이 8회 대거 득점한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됐다. 장시환 개인적으로는 2020년 9월27일 NC전부터 이어진 기나긴 19연패에서 탈출했다.
반면 키움은 선발 투수 장재영에 이어 김동혁, 김성진, 하영민 등 8명의 불펜 투수를 쏟아붓고도 졌다. 한 주의 시작인 화요일 경기부터 많은 불펜을 소모해 앞으로 남은 한 주의 경기가 더욱 험난해졌다.
고척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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