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연승’ 이승엽 감독 “전광판 문구 보고 실감, 아직 갈 길이 멀다”[스경X인터뷰]
이승엽 두산 감독은 ‘기록’이 곧 운명이다. 삼성에서 뛰던 선수 시절 각종 홈런 기록으로 전국 야구장의 외야 스탠드를 잠자리채로 채우더니 지도자로서도 데뷔하자마자 새 역사를 썼다.
이 감독은 프로 사령탑 데뷔 첫해, 두산 구단의 연승 역사를 새로 썼다. 두산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홈 롯데전에서 8-5로 승리하며 11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김인식 감독이 사령탑이던 2000년 6월과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쥐고 있던 2018년 6월, 두 차례 10연승을 달린 적이 있지만 11연승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연승 기록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경기 뒤 1루측 스탠드의 두산 팬들이 ‘이승엽’을 연호하는가 하면, 꽃다발 증정 행사까지 이어지자 감회가 새로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사실, 경기 뒤 ‘두산 베어스 최초 11연승’ 문구가 전광판에 올라오는 것을 보니 실감이 났나”며 “경기 중에는 사실 크게 실감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문구를 보며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때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1연승까지 달성했지만, 여전히 겸손했다. 또 두산 이날 수원에서 KT에 1-4로 패한 선두 LG에는 4.5게임차, 대구에서 삼성에 1-5로 진 2위 SSG에는 3게임차로 따라붙었지만 정중동하려는 모습. 두산의 현 위치를 놓고 낮은 자세에서 도전하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감독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이제 조금씩 좋아지는 시점이 아닐까 한다. 저 역시 개막전부터 힘든 시기는 있었지만, 조금씩 안정되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에 대한 평가, 팀에 대한 평가 또한 미뤘으면 했다. 이 감독은 “모든 것은 끝난 다음이 최종 평가가 나오는 법이다. 지금은 기껏해야 중간평가를 받을 때”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는 이름으로 김재환을 주저없이 뽑았다. 이날 김재환은 결정적인 투런홈런을 쳤는데 “김재환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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