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감정이 복잡해”...신림역 흉기난동범 사이코패스 검사 거부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행인을 상대로 묻지 마 살인을 저지른 조모씨가 지난 2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신림역 흉기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자신의 심경을 이유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25일 서울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조모씨(33·남)는 이날 저녁 7시 40분께 진행 중이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거부했다. 거부 이유로 “오늘은 감정이 복잡하다”고 밝혔다.

관악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조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씨는 검사 시작 전 자술서를 제출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다 결국에는 검사를 거부했다.

조씨가 받기로 했던 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것이다. 40점 중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자신이 쓴 자술서도 경찰에 제출하지 않은 채 유치장에 들고 들어갔다. 자술서는 압수 대상 물품이 아닌 만큼 유치장에 따로 보관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조씨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조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 20일 오후 5시께 자신의 아이폰 메모리를 초기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본체도 망치로 박살 냈다. 경찰은 조씨의 주거지에서 훼손된 컴퓨터를 확보했다. 현재 경찰청에서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다.

또 조씨는 범행 전 마지막으로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조씨는 당시 할머니가 직업이 없는 자신을 타박해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자신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가진 또래 남성에게 열등감을 느꼈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왔다. 다만 경찰은 조씨가 조사 때마다 진술을 번복하고 있어 진위를 계속 따져볼 방침이다.

경찰이 건강보험공단의 협조를 받아 조씨의 의료기록을 조회한 결과 최근 5년간 조씨가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나왔다. 과거 전과 기록은 폭행 등 3회 기록이 남아 있었다. 미성년자 시절 소년부로 송치된 수사경력자료는 14건에 달한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오는 26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조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따져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