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금메달 놓쳤지만…세계수영선수권 첫 ‘2연속 메달’

자유형 200m 결승 3위 ‘동메달’
1분44초42로 한국신기록 경신

황선우가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ｍ 결승에서 3위로 골인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쉽게 놓쳤지만 또 다시 한국기록을 깼고 포디움(시상대)에도 섰다.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20·강원도청)가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롱코스(50m) 세계수영선수권대회 2회 연속 메달을 수확했다.

황선우는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2에 터치패드를 찍어 3위를 차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과 은메달은 매슈 리처즈(1분44초30)와 톰 딘(1분44초32), 두 영국 선수가 가져갔다.

금메달은 아쉽게 따내지 못했지만, 황선우는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1분44초47의 한국기록을 0.05초 단축시킨 새 한국기록을 수립했다.

지금까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마린보이’ 박태환과 황선우 두 명뿐이다. 박태환은 2007년 멜버른 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동메달을 따냈고 2009년 로마 대회에서는 노메달에 그친 뒤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추가했다. 황선우는 박태환처럼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한국 수영 최초로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전날 오전에 열린 예선을 지나친 페이스 조절 탓에 공동 13위라는 다소 저조한 기록을 보이며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던 황선우는 같은 날 오후에 열린 준결승에서는 초반부터 앞서 치고나가는 전략으로 수정한 끝에 전체 3위의 좋은 성적으로 결승에 올랐다.

4번 레인에서 경기를 치른 ‘라이벌’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1분44초90)의 옆인 3번 레인에서 경기를 치른 황선우는 100m 지점을 3위로 통과했으나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려 2위로 150m 지점을 통과했다. 이후 무서운 뒷심을 보이며 포포비치를 추격하더니 끝내 제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리처즈와 딘이 황선우 이상 막판 스퍼트를 보인 것은 예상치 못했다.

지난 대회 우승자이자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포포비치는 150m 지점까지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며 2연패 가능성을 높였으나, 마지막 50m 구간에서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더니 최종 4위를 차지, ‘노메달’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냈다.

황선우와 함께 레이스를 펼쳤던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은 1분46초04의 기록으로 6위를 차지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이호준은 황선우와 함께 나란히 결승에 오르면서 한국 수영 경영 사상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단일 종목 결승에 2명이 동반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