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 저점 통과 … 글로벌 긴축 종료땐 수출·소비 반등 기대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이희조 기자(love@mk.co.kr)양세호(yang.seiho@mk.co.kr) 2023. 7. 2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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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장률 0.6% '반등조짐'
민간·정부소비 모두 줄었지만
순수출이 성장률 1.3%P 올려
한은 "제조업 호전, 年1.4% 가능
국내경기 상저하고 전망 유지"
IMF, 세계성장전망 2.8%→3%
韓수출주력 美는 1.8%로 상향

◆ 세계 경기 변곡점 ◆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0.6% 성장으로 다시 기지개를 켜며 하반기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소비, 수출, 투자가 여전히 동반 부진한 상태지만 순수출 기여도가 5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수출 회복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금융시장 불안 완화 등을 근거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았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종료 수순을 밟는 점도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특히 수출 회복의 최대 변수인 중국이 성장동력 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한국도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상저하고'의 흐름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25일 한은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6% 성장한 배경엔 수입액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국내 생산물의 가치 합계를 나타내는 GDP는 크게 보면 민간지출액과 수출액을 더한 뒤 수입액을 빼서 구한다. 2분기 수입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4.2%를 기록했다.

2분기 GDP 성장기여도에서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은 1.3%포인트를 기록한 반면 나머지 항목은 성장을 끌어내렸다.

민간소비(-0.1%포인트), 정부소비(-0.4%포인트), 건설투자(-0.2%포인트) 등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민간소비는 전 분기 0.6%에서 2분기 -0.1%로 떨어졌다.

다만 한은은 민간소비 역성장이 기저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연초에 코로나19 방역조치 전면 해제로 크게 늘었던 대면활동 소비가 주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소비가 1.9%나 감소한 것도 엔데믹 영향이 크다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 수출도 석유제품, 운수서비스 등이 줄어들면서 1.8% 감소했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아직까진 미미한 영향이 컸다.

다만 자동차와 반도체 등 수출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청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재배업을 중심으로 5.5% 증가했고, 제조업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호조로 2.8% 늘었다. 서비스업 역시 운수업 등 위주로 0.2% 성장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과 건설업은 각각 6.0%, 3.4% 감소했다.

2분기 성장률을 두고 '불황형 성장'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은은 자동차 등 제조업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성장을 이끈 점에 주목하며 하반기 한국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정부 소비는 팬데믹 기저효과에서 벗어나 차츰 회복되고 수출도 개선될 것이란 시각이다. 한은은 "3분기와 4분기 모두 0.7%의 성장을 기록하면 연간 목표치인 1.4%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는 수출 부진 완화 등으로 성장세가 당초 예상을 소폭 상회하겠지만 하반기는 중국의 더딘 회복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IMF가 이날 수정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WEO)'에서도 한국 경제에 긍정적 신호가 엿보인다. IMF는 이날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전망치(2.8%)에서 0.2%포인트 올린 3%로 제시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됐고, 실리콘밸리은행 부도 사태도 진정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가라앉은 점,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서비스 소비가 늘어난 점 등이 상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대외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한국 수출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IMF는 올해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1.5%)보다 소폭 낮춘 1.4%로 수정했지만, 내년 성장률은 2.4%로 제시했다. 한국의 주요 교역 국가인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 1.6%에서 1.8%로 높아졌고, 중국 성장률 전망치가 5.2%에서 유지된 점 등을 보면 한국 경제도 반등할 여지는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김동헌 고려대 교수는 "글로벌 긴축 여파가 조정되고 침체 국면이 끝나면 한국의 수출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입이 줄어든 것은 앞으로 소비나 투자 등 내수가 저하될 것이란 선행지표"라며 "연간 성장률은 한은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은 1.2%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도 "소비, 투자 등 주요 경기지표가 다 감소한 불황형 성장이라 국민들이 경제 성장을 체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류영욱 기자 / 이희조 기자 /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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