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처방에 동맥 채혈까지…2차 행동 경고
[KBS 부산] [앵커]
부산대병원 파업이 13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간호사 등 노조원들이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의료 실태를 폭로했습니다.
노조는 부산대병원이 불법 의료를 막기 위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감사 요청 등 2차 행동에도 나서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 조합원 2천여 명이 부산역 광장에 모였습니다.
이번 파업의 핵심 요구안 3가지 중 하나인 '불법 의료 근절'을 위해 병원 측 조치가 이뤄지지 않자 그 실태를 직접 증언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의료법상 의사가 해야 할 처방이나 처치, 동맥 채혈 등을 의사가 아닌 의료진들이 불법으로 대신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산대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약물을 투약하자고 해서 직접 처방을 내달라고 했는데 의사분이 어렵다고 해서 결국 제가 직접 중환자실에 연락해 정확한 용량을 알아보고 의사 대신 용법, 용량을 정해서 직접 처방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후배에게까지 불법 의료를 교육하는 자신을 보며 자괴감이 들었다고도 했습니다.
[부산대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어느 순간 떳떳하지 못한 의료인이라는 걸 깨닫고 멈추고 싶어졌습니다. 그만하겠다는 말에 돌아오는 대답은 '너 말고 일할 사람 많다. 나가라.' 이게 돌아온 대답이었습니다."]
노조가 지난 2월, 간호사 조합원 67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가 넘는 조합원이 의사를 대신해 처방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처치나 채혈 등 의사 업무를 대리한 적이 있냐는 물음에도 80%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부산대병원이 불법 의료를 막기 위해 눈에 보이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노조는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감사를 요청하는 등 2차 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조합원들의 증언이 이어진 뒤 부산참여연대와 사회복지연대 등도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의 요구안을 이행하라고 부산대병원에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희나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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