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마지막 50m' 英 선수들 깜짝 스퍼트에 밀린 황선우

자유형 200m에서 한국신기록 세우며 동메달
선두 달리던 포포비치 따라잡았으나 리처즈·딘 막판 스퍼트에 밀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강원도청)도 막판 스퍼트를 자랑했지만, 마지막 50m에서 폭발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린 영국 선수들에 밀리고 말았다.

황선우는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2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매튜 리처즈(1분44초30), 톰 딘(이상 영국·1분44초32)에 이은 3위였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황선우는 그 이상의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한국 수영 선수 최초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새 역사를 써냈다.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 획득은 한국 수영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세운 박태환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아울러 황선우는 자신이 지난해 은메달을 딸 때 세운 자유형 200m 한국기록인 1분44초47을 1년 만에 0.05초 단축했다.

이날 결승에서 황선우는 줄곧 2위를 유지하다 막판 스퍼트를 올려 금메달까지 기대케 했다. 그러나 마지막 50m에서 폭발적인 속도를 자랑한 리처즈와 딘에게 간발의 차로 밀렸다.

지난해 자유형 200m 금메달리스트인 '디펜딩 챔피언'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가 150m 지점까지 선두를 질주했고, 황선우가 그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첫 50m를 포포비치가 23초74로 주파하며 선두로 치고 나갔고, 황선우가 24초23으로 뒤를 이었다. 리처즈가 똑같은 기록으로 50m 지점을 지나갔고, 딘은 24초53으로 5위에 불과했다.

레이스 절반이 지났을 때 선두는 여전히 포포비치였다. 포포비치는 100m 지점까지 50초18을 기록했다.

100m까지 50초77을 기록한 황선우는 잠시 3위로 밀려났지만, 100m 지점을 2위(50초76)로 통과한 키어런 스미스(미국)와 차이는 크지 않았다. 반환점을 돌 때 리처즈는 4위(50초83), 딘은 5위(51초04)였다.

100~150m 구간에서도 포포비치가 1위, 황선우가 2위인 점은 바뀌지 않았다. 150m 지점을 포포비치가 1분16초78로, 황선우는 1분17초57로 통과했다. 3~5위는 리처즈(1분17초77), 루크 홉슨(미국·1분17초89), 딘(1분17초90) 순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50m를 남기고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황선우는 작정한 듯 스퍼트를 올리며 포포비치와 격차를 좁혀나갔다. 150m까지 힘을 쏟아부은 포포비치는 힘이 빠진 듯 점차 속도가 느려졌다. 터치패드를 10m 앞둔 지점에서 황선우가 포포비치를 미세하게 앞서면서 금메달까지 기대케 했다.

그런데 스퍼트를 올린 것은 황선우 뿐이 아니었다. 리처즈, 딘이 약속이나 한 듯이 폭발적으로 스퍼트를 올려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결국 결승점 직전 리처즈와 딘이 황선우와 포포비치를 제치는데 성공했다. 특히 황선우는 간발의 차로 제쳤다. 1위 리처즈와 2위 딘은 단 0.02초 차였고, 황선우와 딘의 기록 차는 단 0.1초에 불과했다.

마지막 50m 구간기록을 살펴보면 150m 지점까지 5위였던 딘이 26초42로 가장 빨랐다. 리처즈는 26초53이었다. 황선우의 구간기록은 26초85였다.

포포비치는 마지막 50m 구간기록 28초12에 그쳐 아예 메달을 놓쳤다.

이날 결승 결과를 보면 자유형 200m에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음을 알 수 있다. 황선우가 한국기록을 갈아치우고도 순위가 한 계단 내려간 것이 이를 입증한다.

출국 전 황선우가 "지난해 포포비치가 1분42초9대 기록을 낸 이후 선수들의 기록이 많이 단축됐다"고 했는데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레이스였다.

황선우는 불과 1년 남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이들과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따고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딘이야 원래 난적이었지만, 리처즈는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8초74의 기록으로 30위에 머물렀던 리처즈는 올해 4월 영국선수권대회에서 1분44초83을 기록하더니 세계선수권 금메달까지 따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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