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주’ 2차전지, 불타오를까 사그라들까

박채영·권정혁 기자 2023. 7. 2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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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열풍’ 타고 포스코홀딩스 신고가·LS 상한가…목표가 높이던 증권가 “기대감 과열·개인 폭탄 돌리기 우려”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에코프로가 이끌던 ‘2차전지 열풍’을 타고 2차전지 종목들이 연이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차전지 소재를 신사업으로 삼은 포스코그룹주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LS는 ‘제2의 포스코홀딩스’로 주목받으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전날보다 1만6000원(2.49%) 오른 6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포스코홀딩스는 장중 67만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2차전지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열풍’은 2차전지가 전기차 산업의 성장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 분야로 꼽히며 시작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2차전지 열풍을 이끈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들어 각각 1075.45%, 394.65% 상승했는데, 그 급등세가 포스코그룹주 등 2차전지 종목으로도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증권사들은 주가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 우려가 있다면서도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계열사의 주가를 크게 높여 잡았다. 한국투자증권(50만원→90만원), 삼성증권(47만원→80만원), NH투자증권(48만원→75만원), 하나증권(52만원→74만원), 키움증권(63만원→73만원) 등이 포스코홀딩스의 목표 주가를 높였다.

특히 키움증권은 이달 들어 포스코홀딩스의 목표 주가를 50만원→54만원(14일)→63만원(18일)→73만원(25일)으로 3차례 올려 잡았다. 다만 이날은 과열 우려를 반영해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하향했다.

LS그룹의 지주사 LS도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기대로 상한가를 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S는 전날보다 2만7700원(29.98%) 오른 12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S네트웍스(29.85%), LS일렉트릭(LS ELECTRIC) 등도 급등했다. 포스코그룹주 등 이미 많이 올라버린 2차전지주의 대안을 찾는 투자 심리가 LS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연출하는 가운데 2차전지주가 독주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생겼다. 전날 포스코홀딩스의 시가총액 순위(우선주 포함)가 8위에서 4위로 단숨에 오른 것에 이어 이날은 포스코퓨처엠의 시가총액 순위가 10위에서 9위로 올랐다. 포스코퓨처엠은 전날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이후 이틀 연속 10% 넘게 오르며 시가총액이 46조3230억원까지 증가해 현대차, 기아, 네이버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양극재 등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이 8위에 오르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종목으로 분류되는 기업이 네 자리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주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과열됐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2차전지주의 상승은 기업의 실적 개선보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 쏠림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포스코홀딩스도 에코프로와 마찬가지로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개인들은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불과 5거래일 동안 포스코홀딩스주를 2조4560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3650억원, 2380억원 순매도했다.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 전망은 밝지만 글로벌 경쟁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라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전 세계 양극재 시장은 시장점유율 1위와 8위 업체 간 격차가 3%포인트를 넘지 않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의 IRA에 따라 니켈과 리튬 등 주요 원자재 수급 국가가 제한되는 것은 국내 매장량이 전무한 우리 업체들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향후 미·중관계 등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정책이 급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 전반적으로 기업 성장에 비해 너무 많은 기대치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지금 외국인과 기관 등 주요 수급 주체는 돈을 다 빼고 있는 상황인데, 개인들은 사고 있다. 주가에는 언젠가 되돌림이 있을 텐데 나중에는 개인들끼리의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채영·권정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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