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 터 ‘맹꽁이 이주’ 놓고 지역 환경단체 “대거 폐사 우려”
전북지방환경청 허가되자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반발
“포획 연기·부지 내 보존을”
전북 전주의 옛 대한방직 터에 서식 중인 맹꽁이(아래 사진)를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는 방안이 추진되자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맹꽁이는 멸종위기종으로, 기존 서식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경우 대부분 폐사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5일 전주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대한방직 부지 맹꽁이의 포획·이주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맹꽁이 포획·이주는 대한방직 터를 인수한 부동산 개발업체 (주)자광이 추진 중인 계획이다. 자광은 올해 대한방직 부지 내 건물을 철거하려다 맹꽁이가 발견되면서 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맹꽁이를 전주 삼천 생태학습장에 방사하려는 것이다.
자광은 포획 및 방사를 신청했으며 전북지방환경청이 지난 10일 이를 허가했다. 허가 기간은 오는 10월30일까지며, 11월5일까지 이주 완료 보고서를 내야 한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전북지방환경청 허가 결정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트랩으로 포획한 맹꽁이를 다른 곳으로 옮길 경우 5% 정도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살아남는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라며 “맹꽁이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이주시키는 것이라지만 맹꽁이들에겐 ‘재난’”이라고 했다.
맹꽁이 이전을 실패했던 삼천 생태학습장으로 다시 정한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지방환경청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주 삼천변 옛 쓰레기매립장에 살던 맹꽁이 230마리를 2021년에 생태학습장에 방사한 결과 현재 살아남은 맹꽁이는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지방환경청은 “삼천이 최근 폭우로 침수돼 대체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자광 측에 이주계획서를 변경,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자광 측 관계자는 “전문가에게 의뢰해 서식지 조사에 들어갔고 이전지는 환경청 허가를 받은 사항”이라며 “법에 따라 과정과 절차를 지키면서 맹꽁이를 포획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방직 터 맹꽁이 이전을 반대하는 한승우 정의당 전주시의원은 이날 “맹꽁이 보호 대책에 부지 내 원형 보존 방안을 추가하고 올해는 개체 수와 서식지 조사에 집중하며 포획 시기를 단계적으로 내년까지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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