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 학부모에 “X같네” 욕하는 학생…대책없는 초교교실

노기섭 기자 2023. 7. 2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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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초등학교 교사 대부분이 교편을 잡으면서 교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25일 공개됐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99.2%가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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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방학 때 해야…애는 낳아봤냐” 학부모 갑질 점입가경
초등교사 99.2% “교직 생활 중 교권 침해당한 적 있어”
2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에 대한 추모 메시지들이 난간 벽에 붙어 있다. 윤성호 기자

현직 초등학교 교사 대부분이 교편을 잡으면서 교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25일 공개됐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99.2%가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교권침해 유형으로는(복수응답)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49.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불응·무시·반항’(44.3%), ‘학부모의 폭언·폭행’(40.6%), ‘학생의 폭언·폭행’(34.6%) 등이 뒤를 이었다. 초등교사노조는 교권침해 사례도 접수했는데, 나흘 만에 2000명 넘는 교사들이 참여했다.

교권 침해 사례 중엔 학부모의 갑질성 폭언이 다수 포함됐다. 한 교사는 학부모 상담일에 여러 명으로부터 "올해 결혼할 계획이 있나, 혹시 계획이 있다면 학기 중에는 수업 결손이 생기니까 방학 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한 학부모는 본인의 자녀가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학교로 찾아와 교사에게 "애는 낳아봤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들의 갑질에 동조해 교권을 짓밟는 학생들도 적잖았다. 다른 친구를 가위로 찌르려는 학생을 교사가 저지하자, 자신만 제지한다고 불평을 하면서 교사에게 여러 차례 주먹질을 한 사례도 접수됐다. 학생이 수업 중 큰 소리로 "아, 재미없어, 이거 왜 해, X 같네" 같은 욕설을 하기도 했다. 학생이 교사에게 "공무원이 나랏돈 받고 뭐 하는 거냐, 자격이 있냐, 여기 있는 이유가 뭐냐" 등의 막말을 욕과 함께 퍼붓기도 했다. 학생이 교사를 몰래 촬영해 단체채팅방에 공유하고 성희롱을 일삼는 등 교권 침해는 갈수록 도를 넘는 양상이다.

정수경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교사들은 각종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 아동학대 위협을 맨몸으로 감당하며 무력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며 "교육활동뿐 아니라 교사도 보호해 교육이 바로 설 수 있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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