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마다 어린이 1명 죽거나 다쳐"...100일 넘긴 수단 유혈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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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 갈등에 따른 유혈사태가 24일(현지시간)로 100일을 넘기면서 현재까지 최소 3,0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어린이 사망자는 435명,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2,500여 명으로 한 시간에 1명꼴로 어린이가 죽거나 다쳤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따르면 100일간 최소 435명의 어린이가 숨졌고 2,000명 이상이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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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등 국가 기반시설도 붕괴 직전
국제사회 중재 시도에도 돌파구 안 보여
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 갈등에 따른 유혈사태가 24일(현지시간)로 100일을 넘기면서 현재까지 최소 3,0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어린이 사망자는 435명,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2,500여 명으로 한 시간에 1명꼴로 어린이가 죽거나 다쳤다.
현지 사정에 밝은 윌리엄 카터 노르웨이 난민위원회 수단지부장은 “100일간의 내전으로 수단이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입었지만 앞으로 더 나쁜 일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사회의 중재 시도가 거듭 실패하면서 비극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무고한 약자만 희생… 국가시스템 붕괴 직전
AP통신은 “지난 4월 15일 시작된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 충돌이 수단 전역으로 번지면서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하는 등 혼란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공권력과 의료, 치안, 교통 등 도시 기반시설이 붕괴되면서 국가시스템 자체가 마비 직전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은 각종 수치로도 확인된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따르면 100일간 최소 435명의 어린이가 숨졌고 2,000명 이상이 중상을 입었다. 하이탐 모하메드 이브라힘 수단 보건부 장관은 지난달 TV 논평에서 “유혈 사태로 3,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6,0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무력 충돌이 현재 진행 중인 만큼 사상자는 파악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군부 내 권력 다툼은 무고한 시민들의 터전을 앗아갔다. 300만 명이 집을 잃었고, 이 가운데 73만 명은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로 피신했다. 피란민을 향한 무차별 총격과 민간인 구금, 여성과 어린이 등 약자를 상대로 한 납치, 성폭행도 끊이지 않는다.
유엔난민기구는 “수단 남부 화이트나일 지역에서만 아이들 300명이 홍역과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고 했지만 의료시설도 마땅치 않다. 병원마저 50여 건에 달하는 공격을 받으면서 의료시설 3분의 2 이상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수단에서 총인구 4,8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국제사회 중재에도 "돌파구 안 보여"
20년 전 ‘다르푸르 대학살’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비극이 되풀이된 건 군부 간 권력 다툼 때문이다. 정부군을 이끄는 압델 파타 부르한과 RSF 수장인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는 2019년 알바시르 독재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손을 잡았지만 이후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를 놓고 싸우다 틀어졌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24일 “이것은 아무 의미 없는 전투이며 지금 당장 멈춰야만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이유다.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합의한 단기 휴전은 불발됐고 아프리카 7개국 대책회의도 별 성과가 없다. 양측의 군사력이 비등한 데다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리비아 등 주변국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양측의 대결을 부추기는 것도 방해 요소다. 7개국과 국경을 맞댄 수단의 정세는 인접국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유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잊힌 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카터 지부장은 “첫 100일은 관심을 끌었지만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며 “수단의 민간인을 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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