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1차전 무득점 징크스…여자축구 16강 진출 ‘먹구름’

정필재 2023. 7. 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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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강했다.

 32개국이 8개 조로 나눠 치르는 조별예선에서 2위 안에 들어야 16강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하다.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3을 챙겨야 16강을 향한 희망이 생긴다.

16강에 진출했던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도 브라질과 조별예선 1차전에서 0-2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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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월드컵 콜롬비아전 0-2 패
독일·콜롬비아 이어 조 3위로
30일 모로코 상대 H조 2차전

예상보다 강했다. 생각보다 거칠었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선 우리나라 대표팀이 첫 경기인 콜롬비아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우승후보 독일과 한 조에 편성된 대표팀은 본선 토너먼트 진출의 분수령으로 꼽힌 조별예선 첫 경기 콜롬비아전을 내주면서 험난한 ‘경우의 수’와 마주하게 됐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1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2로 덜미를 잡혔다. 32개국이 8개 조로 나눠 치르는 조별예선에서 2위 안에 들어야 16강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하다. 대표팀은 30일 오후 1시30분 모로코와 2차전에 나선다.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3을 챙겨야 16강을 향한 희망이 생긴다. 3일 오후 7시 열리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상대는 독일이다.
아쉬움 여자 축구 대표팀이 25일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패한 뒤 승리한 콜롬비아 선수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시드니=연합뉴스
대표팀은 페널티킥으로 첫 실점을 내줬다. 전반 28분 마누엘라 바네스의 슛을 막는 과정에서 심서연이 핸드볼 파울을 범했고 심판은 페널티킥 선언과 함께 옐로카드를 꺼냈다. 키커로 나선 콜롬비아 카탈리나 우스메는 침착하게 대표팀 골망을 갈랐다. 콜롬비아는 전반 39분 추가 골을 넣었다. ‘경계대상 1호’ 린다 카세이도(레알 마드리드)가 왼쪽 측면에서 수비를 허물었고 곧바로 오른발 슛을 때려 득점을 만들었다.

0-2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벨 감독은 다양한 선수를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후반 33분에는 혼혈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16·PDA)가 그라운드에 섰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어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32개국 모든 선수 가운데 가장 어린 선수로 역대 여자 월드컵 사상 최연소 출전기록을 썼다. 한국인 혼혈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무대에 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거센 공격에도 콜롬비아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이날 패배로 대표팀은 ‘첫 경기 무득점 패배’ 징크스도 이어갔다. 처음 출전한 2003년 미국 대회부터 지난 대회인 2019 프랑스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득점과 승점을 얻지 못했다. 16강에 진출했던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도 브라질과 조별예선 1차전에서 0-2로 졌다.
경기 후 선수들 모두 아쉬운 듯 고개를 숙였다. 페어는 “지고 있는 상황에 투입돼 부담스럽고 긴장됐지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다시 기회가 오면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지소연(수원FC)과 조소현(토트넘)도 나란히 146번째 A매치에 출전하며 한국 선수 최다 기록을 썼지만 웃을 수 없었다. 지소연은 “페널티킥으로 처음 실점한 뒤 다시 분위기를 갖고 오기 위한 득점이 필요했지만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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