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1위 놓친 황선우 "저한테 없던 동메달이라 기쁘네요"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방심하지 않고 계속 기록 줄여 나갈 것"
(후쿠오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보내주신 응원 소리 다 들었습니다."
한국 수영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황선우(21·강원도청)는 웃는 얼굴로 공동 취재 구역에 들어왔다.
황선우는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2에 터치패드를 찍어 동메달을 차지했다.
150m 구간까지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에 이어 2위를 달리던 황선우는 마지막 50m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로 포포비치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매슈 리처즈(1분44초30·금메달)와 톰 딘(1분44초32·은메달) 등 2명의 영국 선수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했다.
황선우는 "포포비치가 거의 1m를 앞서 있었기 때문에 포포비치만 잡으려고 했다. 마지막에 잡고 나서 (금메달을) 조금 기대했는데, 옆에 있던 딘과 리처즈가 장난 아니게 스퍼트했더라. (옆 레인이 아니라) 그걸 보지 못해서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200m에서 개인 최고 기록 경신하고 저한테 없던 동메달을 얻어서 기쁘다"고 했다.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이 종목 챔피언이자 작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전신 수영복이 금지된 이후 처음으로 1분42초대(1분42초97)에 진입했던 포포비치는 1분44초90의 저조한 기록으로 4위를 했다.
황선우는 "42초대 기록을 지닌 포포비치는 저도 존경하고 우러러보던 선수다. 이번 경기는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았는지 기록이 뒤처졌다. 함께 기록을 올렸던 선수라 너무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위로를 보냈다.
지난해 이 대회 은메달리스트였던 황선우가 웃을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보유했던 자유형 200m 한국 기록을 또 갈아 치워서다.
황선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세운 1분44초47의 개인 최고 기록을 0.05초 앞당겼다.
황선우는 "이제 200m는 정말 기록을 줄이기 어려운 단계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기록을 줄일 기회는 (준비 과정이 철저한) 메이저 대회다. 이번에 기록을 줄여 정말 뜻깊다"고 기뻐했다.
결과적으로 작년 세계선수권대회보다 자신의 기록은 좋아졌지만, 순위는 2위에서 3위로 내려갔다.
그만큼 자유형 200m가 치열하다는 의미다.
황선우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이렇게 경쟁이 빡빡하지 않았다. 영국 선수와 미국 선수, 우리나라 선수까지 2명씩 결승 나갈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방심하지 않고 기록을 줄여 나가야 할 듯하다"고 했다.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황선우는 쉴 틈 없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코로나19로 치르지 못했던 세계선수권대회를 몰아서 소화하느라 내년 2월 카타르 도하에서 또 열리기 때문이다.
황선우는 "2년에 한 번 하던 대회를 7개월 뒤에 또 치러야 한다니 부담은 된다"고 토로한 뒤 "아시안게임까지 있어서 준비 기간이 짧다.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이니 어쩔 수 없다. 세계선수권대회 욕심도 있으니까 저도 열심히 준비해서 기록을 단축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이제 20대 초반인 황선우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는 "이제 파리 올림픽까지 1년밖에 안 남았다. 정말 1년 동안 죽어라 집중해서 계속 최고 기록을 경신해나가고 싶다. 20대 초반인 지금 기록을 만들어야 하니 뒤처지지 않고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했다.
이제 황선우의 개인 종목은 자유형 100m가 남았다.
전쟁 같은 자유형 200m 결승을 치른 바로 다음 날인 26일 오전, 이번에는 자유형 100m 예선 출발대에 선다.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에서 찍은 47초56이 최고 기록인데 못 깬 지 벌써 2년이 됐다. 줄이고 싶은 마음이 매우 크다. 컨디션 난조 없이 내일 예선 잘 치르고 결승까지 가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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