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대학무대 이 선수 주목하라, 고려대 문유현

이재범 2023. 7. 2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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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남녀 프로농구는 오프시즌이다. 이 기간에는 아마추어 팀들이 열전을 펼친다. 그 가운데 프로 진출을 바라보며 온 힘을 쏟는 대학 선수들에게 관심이 더 쏠린다. 대학무대에서 눈에 띄는 선수들을 소개한다. 이 자리에서는 남자 대학부 중 주희정 고려대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고 있는 신입생 문유현(181cm, G)의 활약을 되돌아보자.
※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7월호에 게재된 내용을 보완했으며 인터뷰는 6월 중순 진행됐습니다.

대학 1학년 중 인터뷰 대상 선정 위해 대학 감독과 코치들의 의견을 들었는데 그 때 나온 문유현 평가
고등학교 때부터 봤는데 가드 중 1위로 생각했다. 수비 센스가 좋고, 슛도 좋다. 투맨 게임으로 경기를 푸는 능력도 돋보였다. 농구의 길을 아는 선수다. U18 대표팀 이후 이채형이 (문유현보다) 조금 더 앞섰다. 슛이 장점이고, 리딩보다 수비가 좋다. 문유현은 함께 뛰는 나머지 4명이 좋은 화려한 팀(고려대)에 있어서 작은 실수가 안 보인다. 그 실수를 형들이 메워주기 때문이다. 1번(포인트가드)을 보면서 리딩을 한다는 느낌은 없다. 요즘 공격형 가드로 전환되고 있는데 문유현도 공을 치고 나오는 역할을 하는 공격형 가드에 가깝다.

농구와 인연
초등학교 4학년 때 송정초로 전학했다. 그 전에는 형(문정현)이 경기하는 걸 따라가서 보다가 초등학교 선생님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그 때부터 농구와 인연이 시작되었다. 코치님(하성기)께서 연습경기를 한 번 뛰어보라고 하셨다. 5쿼터였는데 연속 2~3골을 넣었더니 재능이 있어서 잘 할 거 같다고 하셔서 시작했다. 축구 선수를 하려고 했는데 농구는 흥미가 덜했다. 농구 생각을 안 했는데 농구를 잘 할 거 같다는 말씀에 귀가 얕아서 선택했다.
초등학교 코치님께서 양손을 잘 쓰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잘 하는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연구를 하라고 시키셨다. 그걸 따라 했다. 어느 순간 양손이 편해졌다. 그 때부터 양손을 편하게 쓴다. 울산에서는 양동근 선수가 승부욕이 강하고, 볼을 안 뺏기려고 하고, 집중력 있게 플레이를 하면서 몸도 안 사렸다. 양동근 선수처럼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한 손 레이업 영상을 많이 봤던) 이현석(KT) 선수는 초등학교 코치님 제자라서 전화번호를 받아 연락을 드렸는데 친절하게 답해줬다. 그 모습에 반해서 좋아했었다.

포워드에서 가드로 전향
정확하게는 고1 때였다. 중학교 3학년까지 같은 팀에 가드가 있어서 주로 득점을 많이 했다. 동료를 살려주는 건 못 했다. 키가 작아서 이대로 스타일 변화를 안 가져가면 프로 지명도 어렵고 대학 가서도 어렵겠다 싶었다. 독학을 했는데 감독님(배경한 무룡고 코치)도 가드를 안 시키려고 하셨다.
내가 살려면 내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 하는 가드 형들 영상을 보고, 우리 형(문정현)이 가드 출신이 아니지만, 농구를 알기에 농구의 길이나 시야, 흐름 그런 걸 귀찮게 하면서 물어봐서 스타일에 변화를 가지려고 애를 썼다. 이 때 양동근 선수, 김시래 선수, 학교 선배님들 영상도 보고, NBA 선수들 영상도 많이 봤다. 옛날 KBL 경기도 보면서 메모하고, 이럴 때 이렇게 하고, 언제 슛을 쏘고, 언제 패스를 돌리는지 꼼꼼하게 봤다.
처음에는 계속 (가드를) 안 시킨다고 하셔서 감독님 집을 2~3번 찾아가서 감독님께 나의 진지한 이야기, 프로나 대학을 가서 스타일 변화를 안 가지면 안 되는데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지 물어보니까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시더라. 처음에는 가드로 역할을 잘 하지 못했다. 하다 보니까 동료들의 움직임이 보였다. 그 때부터 감독님께서 인정을 해주시고, 야간에 개인운동을 할 때 잘 한다고 칭찬도 해주셨다. 안 보이는 곳에서 노력도 많이 했고, 그 과정을 감독님께서 보셔서 그 때부터 나를 인정을 해주셨던 거 같다.
고 2때까지 김휴범(중앙대) 형이 있었다. 휴범이 형에게도 많이 배우고, 정식으로 가드로 뛴 건 거의 고3 때다. 연습경기에서는 휴범이 형이 없을 때 가드로 뛰고, 정식으로 포지션이 바뀐 건 고3때다.

형보다 많이 작은 신장
(중학교 때) 176cm였다. 부모님께서 두 분 모두 키가 작지 않다. 엄마는 170cm, 아빠는 176cm인데 성장이 느릴 때마다 형도 늦게 컸다고 위로를 해주셨다. 나중에 크겠지 했는데 계속 안 컸다. 부모님도 조급하셔서 키 성장 제품 등을 사주시는 등 이거 먹어보고 안 크면 포기하자고 했는데 안 컸다. 그 때부터 부모님께서 키는 안 되겠다며 가드로 뛰어라고 하셔서 몸을 키우고 가드로 성장했다.

조언 많이 하는 어머니
엄마가 경기를 잘 할 때는 기분도 좋으시고, 좋은 소리를 해주시는데 못 할 때는 정말 기분도 안 좋아지시고 우울해지시고 많이 혼낸다. 우리를 강하게 키우셨다. 처음에는 엄마의 잔소리와 질책을 들을 때 어린 마음에 그보다는 위로를 해주셨으면 했다. 그 때는 이해를 못 했는데 지금 보니까 엄마가 강하게 키우려고 하셨구나라며 이해가 되고 지금은 엄마에게 감사를 드린다.

U18과 U19 대표팀
(무룡고 시절) 팀 사정상 내 위주로 하는 농구가 많았다. 북치고 장구치는 농구였다. 대표팀에서는 각자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팀 농구를 안 해봐서 익숙하지 않고, 기본기가 부족하고, 멋만 부리려는 농구를 했다. 대표팀에서 많이 혼났다. 반대로 다른 친구들은 팀에서 각자 포지션도 있고, 수도권 팀 선수들은 키가 커서 그런 농구에 익숙하고 자신감도 올라가 있다. 스킬도 수도권에서 많이 배워서 그런 부분은 나보다 좋았다. 그 때 많이 힘들기도 했고, 많이 혼났다. 대표팀을 다녀온 뒤 기본기 훈련을 2~3시간씩 했다. 기본기의 중요성을 그 때 깨달았다. 기본기, 스텝, 슈팅 폼도 고쳤다. 도와주시는 분이 계신데 그 분과 훈련을 많이 했다.
(U19 대표팀에서는 U18 대표팀에 뽑혔던) 작년보다 성장했고, 연습경기 때도 나쁘지 않다. 정식 대회(농구월드컵)에서 잘 해야 한다. 정식 대회에서 못 하면 끝이다. 지난 대회에서는 피지컬이 월등했다. 우리처럼 피지컬이 안 좋은 선수가 피지컬이 앞서는 선수를 상대하려면 수싸움을 더 하고, 스킬이 좋아야 한다고 느꼈다. 슛이 가장 중요하고, 멘탈도 빼놓을 수 없다. 잘 하는 선수들을 대표팀에서 봤는데 한 경기 부진하다고 신경을 안 쓰고 다음 경기서 원래 하던 대로 하더라. 주변의 말을 많이 신경 썼는데 이제는 그런 게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스스로 증명하면 된다고 여긴다. 멘탈이 중요하다.

양동근 닮은 꼴
(지난해 U18 대표팀이 울산 현대모비스와 연습경기를 했을 당시 현대모비스 관계자가 했던 말이며, 이외에도 다수 관계자가 문유현의 플레이를 보면 양동근이 떠오른다고 함)
미드레인지나 돌파할 때 레이업을 하는 플레이, 다른 곳을 보다가 갑자기 수비가 반응을 못 하게 하면서 올라가는 걸 많이 봤다. 양동근 선수의 리더십과 수비, 사람 대하는 것까지 따라 하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김현준 장학금
장학금을 받는다고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코로나19로 쉬고 있을 때라서 실감이 안 났다. 아무나 주는 게 아니다. 나를 뽑아주셨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좋았다. 김현준 선수 영상도 찾아보고 밤새 설렜다. 삼성(STC)에 가서 선수들이 운동을 하는 것과 트레이닝을 받는 걸 봤다. 체계적이라서 빨리 프로 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한편으론 꼭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선정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말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용산고에게 전패
용산고를 만나면 계속 지니까 마음만 급해져서 동료를 살리면서 내 득점을 해야 하는데 내가 넣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동료를 잘 모으지 못했고, 나로 인해서 팀이 망가진 건 사실이다. 어시스트나 리바운드 기록이 떨어졌다. (춘계연맹전 용산고와 결승에서 조금 뛰었던 건) 그 전날 (준결승이었던) 삼일상고 경기 후 몸살과 장염이 같이 왔다. 경기를 못 뛰는 거였는데 조금이라도 뛰겠다며 뛰다가 몸이 안 좋아서 경기 중간에 나왔다.

정확한 3점슛
슛 감과 슛 폼을 못 찾았다. 던질 때마다 들어간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슛폼 연구를 많이 하는데 정체성을 못 찾았다. 고3 때는 유튜브로 본 걸 메모지에 적고, 학교 가서 혼자서 계속 해봤다. 그게 며칠은 되다가 또 그 슛 폼 유지가 안 되었다. 많이 애를 먹었다. 오프 시즌 동안 나를 도와주시는 분이 계셔서 피드백을 받아서 한 달, 두 달 동안 그 슛 폼으로 던지니까 뇌에서 인지하고 기억을 했다. 그 이후 슛 폼을 찾았다. 조력자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고려대 진학
고등학교 2학년 때 주희정 감독님을 평소 좋아해서 고려대를 무조건 가겠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다. (고려대 입학한 게) 후회 1도 없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너무 잘 가르쳐주시고, 시간을 내시면서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하신다. 농구를 많이 알려주시니까 고려대가 너무 좋다.
형이 있어서 더 편한 것도 있고, 든든하고, 그리고 여기 고려대는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다. 그런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든다. (문정현과는 더 이상 같이 못 뛸 수도 있는데) 국가대표 12명에 뽑혀야 하지 않나? 아직 모른다. 형이 잘 해야 뽑힌다. 형과 뛸 때마다 귀찮은 정도로 말을 많이 해준다.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라서 많이 고맙다. 형과 뛸 때 재미있다. 둘 만의 잘 맞는 호흡이 있고, 둘이서 주고 받는 게 있다. 그런 부분을 팬들께서 좋아해주신다. 형과 같이 못 뛴다면 많이 아쉽다.

인정 받는 수비
중학교 때 가깝게 지냈던 코치님(김현수)과 같은 아파트에서 살았다. 학교까지 8km를 같이 러닝을 했고, (슈팅 훈련을 할 때) 공도 주워주시고, 수비도 알려주셨다. 그 때 기량이 많이 늘었다. 코치님께서 항상 말씀하신 건데 수비는 부저가 끝나기 전까지 한 번이라도 쉬면 안 된다는 거였다. 공격은 재능이지만 수비는 재능이 아니라 의지만 있으면 된다는 그 말을 듣고 감명을 받았다. 코치님께 많이 여쭤봤다. 공격의 길을 예측하는 방법도 알려주시고, 손질하는 법도 알려주셔서 그 때 수비가 늘었다. (주희정 감독에게 수비를 인정 받아서) 기분 좋았다. 주희정 감독님도 2대2 수비를 많이 알려주셔서 운동할 때 듣고 나중에 써 먹으니까 내 것이 되었다. 감독님께 항상 감사 드린다.

1학년 중 잘 하는 선수
강성욱(성균관대)과 이해솔(연세대)이다. 강성욱은 클러치 능력과 담대함, 수비를 찢고 들어가는 움직임이 진짜 탑이다. 대표팀에서 강성욱은 속공 전개도 잘 하고, 슛도 잘 넣고, 같이 뛰면 편하다. 이해솔은 이전까지는 장점이 뭔지 몰랐는데 대표팀에서 같이 뛰어보니까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 알고 속공 처리와 캐치앤슛도 좋고, 3점 풀업까지 자유자재로 던진다. 여기에 한재혁(동국대)이다. 나와 친하기도 한데 고3 때 경기를 다 봤다. 요즘 없는 정통 포인트가드다. 그 친구가 과소평가 되었다. 패스와 슛, 수비까지 다 좋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되게 잘 하는 친구다.

화려한 고려대 동료들
프로도 좋은 선수만 간다. 고려대도 마찬가지다. 경쟁 시스템에 적응을 해보고 좋은 선수와 많이 뛰어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동계훈련도 안 빠지고 했기에 감독님께서 인정을 해주신다고 생각한다. 되게 재미있다. 가진 능력도 다르고, 장점도 다르다. 신나게 농구하고, 뛰면서도 배운다. 조율을 할 때는 선배 형들이 편하게 해줘서 자연스럽게 지시하고 말을 크게 할 수 있다. 선배들의 배려가 있기에 가능하다.

연세대와 맞대결
경기 한 시간 전에 고려대 응원가를 틀었는데 가슴이 웅장해지더라. 설레고 소름 돋았다. 그 경기 이후 긴장이 안 된다. 관중이 많았다. 그런 경기에서 또 뛰고 싶었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슛을 넣을 때 팬들의 호응 소리가 커서 놀랍고, 그리고 상대팀이 야유를 한다. 벤치에서 했기에 (관중석에서는) 못 들었겠지만, 이주영이 뭐라고 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요소가 많아서 고연전은 특별하다.

앞으로 고려대에서 4년
고려대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다 배우고 코치님들을 귀찮게 해서 다 빼먹을 거다. 고려대 하면 떠오르는 선수들이 많은데 한 획을 그으신 분들의 뒤를 잇고 싶다. 감독님의 속공 전개 능력이나 패스, 그리고 다재다능한 능력을 닮고 싶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문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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