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내전’ 일어날 판국…수만명 시위대 쏟아져 나온 이스라엘
수만명 시위대 고속도로 점거
IT기업 70% 일부사업 해외로
노조원 80만명 총파업 예고
백악관 “국민 동의 필요” 유감
네타냐후 訪美일정 영향 주목
25일 로이터와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가 전날 우파 연정이 발의한 ‘사법부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이후 반정부 시위는 최고조로 격화했다. 통과된 개정안은 사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을 삭제하는 내용이 골자다. 기존 법은 대법원이 행정부의 주요 결정을 들여다보고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이를 뒤집을 수 있게 했다.
이스라엘은 헌법이 부재해, 대법원이 유일하게 정부 정책을 견제·심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대해 선출되지 않은 법관 권력이 선출된 정부보다 우위에 서는 건 비민주적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개정안 통과 직후 수만명의 시위대는 수도 텔아비브를 지나는 아얄론 고속도로를 점거했다. 경찰은 물대포를 이용해 고속도로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하려고 했지만 실패하자 기마대를 동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두 개의 ‘사법정비’ 개편안을 더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도 반대 시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영국 채널4 뉴스 인터뷰에서 “정부가 다수에 의해 불법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시민 불복종, 즉 ‘내전’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에서도 파장이 일고 있다. 150개 주요 사업체가 소속된 ‘비즈니스 포럼’은 이날 파업을 선언하고 주요 쇼핑센터, 주유소 등이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회원 수 80만명의 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은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스라엘 IT·스타트업의 70%는 일부 사업을 해외로 이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법안 처리 이후 현재 텔아비브 증권거래소(TASE)의 주요 주가 지수는 최대 2.5%까지 하락했고, 이스라엘 통화인 셰켈의 달러 대비 가치는 1% 하락했다.
앞서 주이스라엘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예비군 1만여명은 복무 거부를 선언했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를 포함한 1만명의 예비군과 정보부대 1100명의 예비군이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이란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과 대치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예비군을 향해 “군 복무를 정치적 논쟁과 분리하라”며 복무 재개를 촉구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 일정에도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백악관으로부터 재집권 7개월만에 초대장을 받았지만 구체적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전직 외교관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바이든과 네타냐후의 감정의 골은 훨씬 더 깊어졌다”며 “바이든은 네타냐후와 싸움을 원하지 않지만 백악관 방문은 물론 포옹도 없을 것이 분명하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을 중동에서 유일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여겨온 미국 등 동맹과의 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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