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가죽공예가 박익성, 가죽을 생활 속으로
[KBS 창원]공들여 재단한 가죽이 한 땀 한 땀 섬세한 바느질을 만나 작품으로 변신합니다.
[박익성/가죽공예가 : "나보다 오래 살겠구나 그런 느낌도 있고 그래서 제가 만들어 놓은 것도 제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누군가는 사용하고 있겠지, 그 정도로 오래 쓸 수 있게 또 만들어야 되고..."]
가죽이 품은 시간과 질감을 오래 이어가기 위해 박익성 씨는 가죽과 일상을 연결합니다.
창원의 한 가죽공방.
동물 원피를 무두질해 염색하고 가공한 가죽 원단은 박익성 씨의 보물 1호입니다.
[박익성/가죽공예가 : "최초 가공됐을 때는 이렇게 나와요. 가죽이. 컬러링을 한다든지 아니면 패턴을 찍어서 가죽 형태를 변형시키기도 하고..."]
가죽공예는 튼튼한데다 구하기 쉽고 면적이 넓은 소가죽을 주로 쓰는데요.
그가 가죽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과 손때가 담기기 때문입니다.
[박익성/가죽공예가 : "사용할수록 광택도 더 나면서 시간이 지나면 훨씬 예뻐져요. 제가 쓰고 있는 지갑이에요. 같은 가죽이에요. 몇 년 쓰니까 이렇게 변한 거죠."]
갑옷, 악기에 두루 활용됐던 우리 가죽공예는 통가죽공예를 거쳐 생활 공예로 거리가 많이 좁혀졌습니다.
가죽 자체로도 훌륭한 소재지만 어디나 어우러져서 활용도가 무궁무진합니다.
자전거를 돋보이게 하는 소품은 물론 장식장과 의자, 옷, 흔한 줄자, 작은 소품도 가죽을 만나 특별해졌습니다.
[박익성/가죽공예가 : "케이스를 이렇게 만들었죠.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가죽으로는. 물 안 줘도 되는 선인장도 만들 수 있고 꽃도 있어요."]
넘치는 아이디어로 도면을 만들고 가죽을 재단하고 누르는 모든 공정이 늘 새롭습니다.
라운드커트와 망치로 매끈하게 가죽을 자르고 나면 바느질에 필요한 선을 그어 균일한 구멍을 뚫는데요.
연장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 마음에서 가죽에 대한 애정이 전해집니다.
[박익성/가죽공예가 : "구멍을 뚫어서 이렇게 묶어버렸죠. 이런 걸 이제 만들어 놓고 나면 기분이 좋아요. 뿌듯하고. 또 하나의 디자인이고..."]
[박익성/가죽공예가 : "예전에는 좋은 멜빵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걸로 시작한 게 이제는 이렇게 변한 거죠."]
기타 연주자로 활동하다 직접 줄을 만들기 위해 뛰어든 가죽공예.
그동안 수많은 가방을 만들었지만 같은 건 하나도 없습니다.
벼룩시장에서 산 가방을 응용한 가방, 나무와 가죽을 접목한 가방, 방독면백을 재활용한 가방도 있습니다.
[박익성/가죽공예가 : "가죽의 특성을 잘 응용하면 이렇게 재미있는 걸 만들 수 있어요. 항상 아침에 눈 뜨면 오늘 가서 뭘 만들지..."]
[박익성/가죽공예가 : "디자인 콘셉트가 잡히면 패턴을 만들어서 바로 만드는 거예요. 그게 제 삶의 가장 큰 재미예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소품을 만들기 위해 공방을 찾는 이들도 많습니다.
[박익성/가죽공예가 : "한 땀 한 땀 장인의 손길로..."]
[박주미/김해시 장유면 : "제가 만든 가방을 들고 있으니까 그게 남다른 거예요. 설명을 해주실 때 정말 애정을 가지고 이 가죽을 대하시는구나."]
쓰면 쓸수록, 닦으면 닦을수록 빛나는 가죽을 닮아가는 손.
[박익성/가죽공예가 : "제가 좋아하는 거니까 좋아하는 것 끝까지 하다가 가는 거죠. 누구나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누구나 집에서 어머니들이 단추 다는 것처럼 내가 필요한 가죽 제품을 내가 직접 만들어서 쓸 수 있는..."]
그는 오늘도, 생활에 스며들어 사람들과 같이 숨 쉬는 가죽을 꿈꿉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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