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출동하려고 이렇게 뒀어요" 소방차 옆에 놓인 그들의 방화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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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소방서.
도착하자마자 시선이 꽂힌 곳은 차고지에 주차된 소방차 옆 방화복.
둘러본 차고지에는 물탱크차와 펌프차 등 저마다 역할이 다양한 소방차들이 근엄하게 주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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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단골 신고는 '말벌집'…말벌보호복 입고 구슬땀
"빨리 입으려고 이렇게 뒀어요. 그래야 출동도 신속하게 하죠"
25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소방서. 도착하자마자 시선이 꽂힌 곳은 차고지에 주차된 소방차 옆 방화복. 화마와 싸울 때 착용하는 방화복과 방수화가 겹쳐져 놓여 있는 것이 의아했다.
소방대원 임모(31) 씨는 "방화복 하의가 멜빵이라 방수화에 미리 끼워두면 출동할 때 좀 더 빨리 입을 수 있다"며 "출동할 때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려고 상의와 헬멧은 차 안에 둔다. 모든 소방관이 이러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해둬야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하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둘러본 차고지에는 물탱크차와 펌프차 등 저마다 역할이 다양한 소방차들이 근엄하게 주차돼 있었다. 탱크차 내부에는 산소호흡기(공기통)가 바로 맬 수 있는 형태로 우두커니 있었다. 공기통을 직접 매보니 다리가 휘청거렸고 겨우 중심을 잡아 자세를 유지했다. 방화복까지 입었더라면 찜통더위에 제대로 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오후 1시쯤 유성구 탑립동 테크노파크의 한 회사 근처에서 말벌집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는 유성소방서 전민 119안전센터 소방대원들이 비닐 재질의 말벌보호복을 입고 작업을 위해 준비 중이었다. 말벌집은 신고 건물 앞 키 작은 나무 수풀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벌집에 가까이 접근한 소방대원이 퇴치제를 분사하며 5분여 만에 제거했다. 신고자와 주변을 지나가던 시민은 제거된 벌집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시민 A씨는 "주차된 차를 빼러 나왔다가 말벌 소리에 덜컥 소름 돋았다"며 "수풀 쪽에서 벌 떼 소리가 크게 들리던데 제거돼서 다행이다. 산쪽에 많은 줄 알았는데 방심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소방관들에게 여름철 말벌 신고는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신고다.
현장에 있던 소방대원 이모(40대) 씨는 "봄이 산불이라면 여름은 말벌의 계절"이라며 "하루에 많으면 말벌집 제거만 10건을 간다. 독한 약을 뿌려도 죽지 않는 생명력에 독성이 강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그야말로 날 수 있는 무기다"라고 강조했다.
보호복을 벗으며 땀범벅이 된 소방대원은 손부채질하며 숨을 돌렸다.
소방대원 한모(35) 씨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 "덥긴 해도 보람차다"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그에게 있어 소방관의 삶은 꿈이자 목표였다.
한 소방대원은 "어릴 적부터 소방 쪽에서 일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영화 새드무비를 본 이후부터 소방관이 꿈이었다"며 "현장에서 구조나 화재 진압을 할 때 '구해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피해를 덜었다' 등의 얘기를 들으면 없던 힘도 솟아난다"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더울 때 나 추울 때나 늘 시민들 곁의 안전지킴이인 소방관들. 당연하게 누려온 시민들의 안전한 일상은 궂은 날에도 현장에서 묵묵하게 헌신해 온 이들의 땀방울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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