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금지 무시하고 아내 찾아가 살해한 50대 2심도 '무기징역' 구형

검찰 "아내 외도 탓, 만취해 기억 안난다 변명만"
"대화하려다 우발적 범행…일반 살인으로 처벌해야"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검찰이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아내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50대에게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대전고검은 25일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 심리로 열린 A씨(51)에 대한 보복살인 등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특히 보복 범죄는 엄벌 필요성이 높고 피고인은 범행도구를 준비한 과정 등에 대해 술에 취해 전혀 기억도 못한다고 주장하고 아내의 외도로 범행했다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A씨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해자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찾아갔다가 피해자가 도망쳐 기회를 잃었다는 마음에 술김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며 “보복이 아닌 일반살인으로 처벌해주시고 무기징역 구형에 대해 항소했다는 이유로 반성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항변했다.

A씨는 “저로인해 하나뿐인 딸을 잃은 장모님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고 부모없이 커야 할 3남매에게 평생 용서를 구하고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 12일 이 사건 2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0월4일 아내 B씨가 운영하는 미용실을 찾아가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범행 당시 B씨는 A씨를 피해 도심 골목으로 몸을 숨겼지만 화를 피하지 못했다.

앞서 A씨는 상습적인 가정폭력으로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B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약 1개월 전부터 경찰에 가정폭력 신고를 수차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이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 나섰음에도 참변을 막지 못했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B씨의 가정폭력 신고에 합의를 요구했으나 B씨가 이를 거부하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살기 위해 도망가는 피해자를 뒤쫓아 흉기로 무참히 살해했고 범행을 미리 준비한 점 등에서 인간의 생명을 경시한 피고인에게 매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