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일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대표, 기관 폐지 기로에서 사의 표명
서울시 공공돌봄을 위해 2019년 설립된 서울시사회서비스원(서사원) 황정일 대표이사가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황 대표는 올해 서사원 예산이 100억원 삭감된 후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편성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물러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추경을 배정받지 못하면 직을 그만두겠다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혀 왔다.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사원은 황 대표 취임 후 운영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중심이 돼서 서사원 수익구조를 문제삼으며 예산이 대폭 깎였고, 자구안도 시의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추경도 편성되지 않았고 사내유보금 42억원도 서울시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지 못했다.
황 대표가 사의를 밝히면서 서사원은 다음달 1일이나 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1년 11월 취임한 황 대표는 서사원이 첫 단계부터 잘못 설계됐다며 재단 해산과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황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측근으로, 오 시장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이다.
임기 내내 노동자들과 대립해 온 황 대표는 결국 서사원을 폐지 기로에 앉혀 놓고 1년 넘게 남은 임기를 도중에 끝내게 될 예정이다. 서사원은 개원 5년도 지나지 않아 문을 닫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서사원 소속 돌봄노동자들은 서울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직업의 자유와 근로의 권리, 행복추구 등을 침해받게 됐다며 지난 12일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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