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빵 끊어야겠다”…또 폭등한 밀값, 조여오는 곡물대란
지난주 오데사 포격 이어
흑해 수출 우회로도 위협
옥수수 선물값도 6% 껑충
UN, 러 곡물협정 복귀 촉구
블룸버그 통신은 24일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마지막 곡물 수출길에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19일부터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수출항인 오데사에 집중 포격을 가한데 이어 이날 동유럽의 대표적인 내륙수로인 다뉴브강 끝단인 레니에 드론공격을 퍼부었다. 이 공격으로 곡물창고 시설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체불명의 드론들이 러시아 모스크바 오피스빌딩을 공격한 날에 반격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오데사에서 남서쪽 110km 떨어진 레니는 지난해 전쟁이 발발한 뒤로 흑해의 대체 수출지역으로 떠오르는 지역이다. 1억달러를 투자해 긴급 조성한 물류 인프라다. 우크라이나는 다뉴브강 항구들을 통해 매달 200만t의 곡물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곡물창고 등 레니 지역의 물류 인프라는 다뉴브강 하류 삼각지에 위치한 루마니아 접경지역에 있다. NYT는 “러시아가 나토(NATO) 회원국인 루마니아 강 건너편을 공격하면서 나토와 보다 직접적인 대치 위협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동맹국들과 함께 나토 동쪽 국경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인 상태”라고 밝혔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최근의 확전사태는 우크라이나 곡물 선적과 세계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흑해의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군의 보급을 막기 위해 해상봉쇄와 그에 따른 회피로를 차단하는 작전이라는 입장이다. 러시아 국영 TV 종군기자 예프게니 포두브니는 “우크라이나 수상 교통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매우 중요한 임무”라고 설명했다.
오데사와 레니 곡물 수출 시설 공격이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주요 수출 품목인 밀과 옥수수 가격은 다시금 폭등했다.
카를로스 메라 라보뱅크 애널리스트는 “공격을 받은 항구는 한달에 최대 250만톤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의 희망”이라며 “현재로서 어느 정도 피해가 발생하고, 또 러시아가 앞으로 얼마나 빈번하게 공격을 감행할 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다뉴브강을 통한 내륙수로 활용에도 난관에 부딪치면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해 지고 있다. 흑해곡물협정 종료로 바다를 통한 수출길이 막힌 데 이어 다뉴브 항구 활용도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공격으로 레니항을 출입하는 상선의 운송 보험료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자국 농민 보호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값싼 곡물 수입을 꺼리고 있는 폴란드 등 인근 국가와의 육로 수출도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자국산 농산물의 지나친 가격하락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리아와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5개국은 자국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밀, 옥수수, 포도씨, 해바라기씨에 대해 자국내 판매 금지를 계속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U에 오는 9월 15일까지인 금지 시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은 특정 제품의 통관을 막는 것보다 더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역량이 있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흑해항구의 대안으로 북쪽의 발트해 활용을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리투아니아는 EU에 서한을 보내 “발트해 항구들은 우크라이나 제품을 운송할 수 있는 믿을만한 대체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 측에 흑해곡물협정을 재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 연방이 나의 최근 제안에 따라 흑해곡물협정 이행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제사회가 효과적인 해결책을 위해 단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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