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철수하면 답 없어"···中 떠나 美 향하는 중기

박정현 기자 2023. 7. 2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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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엑소더스 전방위 확산
화장품 소재사 엔에프씨, 법인 청산
ODM 비중 큰 북미시장 집중 공략
삼기, 현지 지분 팔고 美시장 진출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도 팔걷어
화장품 소재 기업 엔에프씨(NFC) 회사 전경. 사진 제공=엔에프씨
사진 설명
[서울경제]

중소기업들의 ‘중국 엑소더스’가 현실화되고 있다. 화장품 제조 업체부터 가전, 가구,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중 관계도 냉각되면서 현지 사업이 여의치 않아서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중국 현지 법인을 청산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가운데 미국·동남아시아 등 새로운 시작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소재·완제품 제조 기업 엔에프씨(265740)(NFC)는 최근 중국 현지 법인의 지분 100%를 현지 기업에 매각하며 중국 법인 청산을 완료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현지 법인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해소해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엔에프씨의 중국 법인은 2015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해 경영 지표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법인은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왕래가 줄어 관리가 안 된 측면이 있다”며 “계속 적자 상태를 유지한 점도 지분을 매각하게 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엔에프씨는 앞으로 글로벌 뷰티 전시회 진출 등을 통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현재 ODM, OEM 등 완제품 부문은 북미 비중이 큰 편”이라며 “완제품 해외 사업팀은 북미 시장에 집중하는 한편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동남아시아 같은 신흥 시장에서도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 1분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 8%대 수준”이라며 “중국 사업은 소재 부문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현지 대리상과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성장성이 뚜렷한 지역 중심으로 영업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전문기업인 삼기(122350)도 올 초 중국 자회사인 산동삼기기차배건유한공사(산동삼기)의 지분 100%를 약 144억 원에 중국 현지 자동차부품 업체인 산동련성정밀제조주식회사에 양도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미국 시장 진출에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사드 사태부터 시작해 코로나19 등 대외 악재가 해소되면 시장이 회복될 줄 알았지만 최근까지도 손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면서 “폭스바겐 등 해외 제조사들과도 꾸준한 관계를 맺어오긴 했지만 거래처 확대가 예상만큼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래처인 국내 완성차 업체도 중국에서 철수하는 흐름이다보니 남아 있을 유인이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삼기는 중국 대신 미국 진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B2C 분야가 아닌데도 반한 감정 등이 신규 계약 체결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반면 미국은 주 정부에서 먼저 공장도 방문하고 어떤 식으로든 혜택을 주겠다고 말하는 등 훨씬 우호적인 느낌”이라고 전했다. 삼기는 미국 알라바마 주정부 등과 미국 진출에 대한 협의를 완료했다. 주정부는 삼기 미국법인을 위해 공단 내 부지정지작업, 각종 유틸리티, 신규 변전설비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은 아니다보니 현지에 있는 약 600개 협력사들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이라며 “전면 철수를 하기보다는 현재까지는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장품 연구개발 및 제조생산 전문 기업 코스메카코리아(241710)도 중국 현지 공장 일원화를 통해 적자폭을 개선하고 수익성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 3곳의 생산라인을 일원화했다”며 “규제가 심한 중국 대신 미국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가전 업체 위닉스(044340)와 가구·인테리어 업체 한샘(009240)도 실적 개선을 위해 지난해 중국 현지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철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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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기자 kate@sedaily.com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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