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특수효과 이정도였어? 달에 있는듯한 129분
쌍천만 흥행 김용화 감독
'그래비티' 뛰어넘는 쾌감 자신
NASA 소재로 우주복 등 재현
배우들도 세트장 보고 "소름"
280억 투입…155개국 선판매
한국 영화가 'SF영화의 불모지'라는 편견을 전복시킬 기대작 '더 문'이 베일을 벗었다.
올여름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이자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감독' 대열에 오른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더 문'을 25일 시사회에서 미리 살펴봤다.
때는 2029년. 한국이 처음으로 달 탐사선 우리호를 쏘아 올린다.
태양풍으로 통신장애가 발생하면서 한국 대원 3명 중 2명이 유영 중 사망한다. UDT 출신에 분자물리학·지질학 전공자인 2003년생 황선우(도경수) 대원이 유일한 생존자다. 정부는 지역 오지의 천문대에서 숨어 살던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을 불러들이고, 달에 고립된 선우를 구조하기 위한 작전이 시작된다.
자, 여기까지 읽으면 그야말로 '아는 맛'이다. '잘생기고 젊은 우리나라 우주인의 고립, 대원 구조와 트라우마 극복이 동일시된 고참 연구원, 불가능할 것만 같던 구조 작업의 기적 같은 성공.'
이렇게만 전개되는 영화는 뻔뻔하다. 그러나 '더 문'은 우려를 비껴간다. 비껴나간 틈새 사이로 완벽에 가까운 시각특수효과(VFX)를 '101%' 활용해 긴장감을 폭발시킨다. 시각적 충격은 객석에 소리 없이 퍼졌던 기시감의 우려를 말끔하게 상쇄시킨다.
우주인 유영 장면을 넘고 태양풍 사고 장면을 지나, 객석의 진정한 '진땀'은 선우가 달에 착륙하는 장면(상영 시작 약 50분 후)부터 본격화된다. 여기서부터는 좀 긴장해야 한다.
선우가 달에 착륙하면서 한국은 미국에 이어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달을 밟은' 국가가 된다. 달에 착륙해 잠시 안도하려는 순간에 대기 없는 달의 뒷면에 수천 수만 개의 유성우가 강타한다. 긴장의 양상은 예측이 불가능해진다.
"피사체 하나하나 한 땀 한 땀씩 정성스럽게 쌓아 올렸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달의 사고 장면은 사실감이 극대화됐다. 유성우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시사회 객석에선 연신 어깨를 움찔하며 놀라는 관객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또 한국항공우주원, 한국천문연구원이 '더 문'의 자문을 담당했기 때문인지 선우의 우주복에 묻은 달의 먼지 한 톨까지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
후반부로 진입할수록 영화는 긴장의 궤도에 객석을 제대로 안착시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메인 디렉터 제니퍼(김희애)는 마지막 장면에서 확실한 감동을 약속한다. 재국과 제니퍼의 관계는 관객이 예측했던 그대로이긴 하다. '또 신파냐?'라고 예감했더라도 김희애의 닭똥 같은 눈물엔 결국 설득당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신파의 농도도 적절하다. 특히 '더 문'에서 굳이 한 명의 주인공을 꼽는다면 선우도 재국도 제니퍼도 아니다. 휴머니즘(인류애) 자체다.
단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한국 영화가 행정부 관료를 묘사하는 방식에 관해선 영화인들의 심도 있는 재고가 필요하다. 교도소 담장을 아슬아슬하게 걷는 관료와 정치인을 다룬 현실의 뉴스에도 무감각해진 관객에게, 사건 진행 내내 호들갑만 떠는 일차원적 관료 연기는 그만 볼 때가 됐다. 그것이 날 선 비판의 방식일지라도 자주 반복되면 세련되지 못하다. 코로나19 이후 영화와 드라마 시장에서 동일 배우들의 연기를 여러 번 목격했던 까닭인지 비슷한 연기가 반복되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한국형 우주재난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승리호' '고요의 바다'는 각각의 이유로 호평과 불호의 경계에 서 있었다. '더 문'은 우주에 고립된 대원 1인의 극한 생존기라는 점에서 영화 '마션'과의 비교가 불가피할 것이고 여유롭게 우주를 유영하는 장면에선 '그래비티'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선우가 재국과 결국 만나는 장면, 선우가 사망한 동료 우주인들을 애도하는 방식에는 과함이 없다.
'더 문' 제작비는 280억원. 올해 위기설에 빠졌던 한국 영화의 터닝 포인트 가능성이 '더 문'의 성공에 달려 있다. 8월 2일 개봉.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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