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70% "나이들어도 일하고 싶어"
취업 목적 '생활비 보탬' 최다
청년층 전년比 1%p 하락 대조
'젊을 때 열심히 일하고, 나이 들어 은퇴 후 여가생활을 즐긴다'는 명제가 깨지고 있다. 오히려 고령층은 10명 중 7명이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데 반해 청년층은 절반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고령층(55~79세) 경제활동참가율은 60.2%, 고용률은 58.9%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200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다.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다'는 고령층도 68.5%로 최고치였다. '언제까지 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평균 73세까지 근로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 경제활동참가율은 50.5%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포인트 하락했고, 고용률도 0.2%포인트 낮아졌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은 63만 4000명으로 2년 연속 감소세로, 전년 대비 7만 1000명 줄었다. 고등학생과 대학 재학생 비율이 높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일하지 않거나, 일하기를 거부하는 청년층이 확연히 늘고 있는 것이다.
일하는 고령층이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은 연금 소득만으로는 생계를 꾸려나가기 버거워서다. 지난 1년간 연금을 수령한 고령층 비율은 50.3%로 전체의 절반가량이다. 이들은 월평균 75만원의 연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1인 적정 월 생활비는 177만 3000원, 최소 생활비는 124만 3000원이었다. 평균 연금 수령액이 적정 생활비는 물론 최소 생활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서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 중 '생활비에 보탬'을 이유로 응답한 비율이 55.8%에 달했다. 일하는 즐거움은 35.6%로 2위였다. 희망 임금 수준은 200~250만원 미만(19.8%)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150∼200만원 미만(18.6%)이었다.
다만 일자리 수준은 양호하지 못했다. 15세 이상 취업자 비중과 비교하면, 고령층은 단순노무종사자 비중이 9.3%포인트 높았다. 반대로 전문가및관련종사자는 12.4%포인트, 사무종사자는 9.8%포인트 낮았다.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체험 기회가 감소된 것도 있지만,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요인이 크다. 청년층 첫 일자리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6.6개월로 전년 동월 대비 0.2개월 감소했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임금근로자는 66.8%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어렵사리 구한 첫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는 보수·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이 45.9%로 첫손에 꼽혔다. 이어 임시적·계절적인 일의 완료·계약기간 끝남(14.7%), 건강, 육아, 결혼 등 개인·가족적 이유(14.6%) 순으로 높았다.
통계에서도 일자리의 고용 형태나 임금 면에서 만족하기 어려운 상황이 드러난다. 지난 5월 청년층이 첫 일자리로 35시간 미만 시간제 근로에 종사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0.7%포인트 증가한 21.4%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청년층이 첫 직장에서 받아든 초봉은 월 150만원~200만원 미만이 35.7%로 가장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장기간 일하지 않는 '취포자' 청년이 늘고 있다. 최종학교를 졸업한 미취업 상태의 청년 가운데, '1년 이상 미취업' 비율은 43.6%에서 45.3%로 늘었다. 단기 미취업(6개월 미만)은 44.3%에서 42.2%로 줄었다.
미취업자에게 주된 활동을 물었을 때, '직업교육·취업시험 준비'는 40.9%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감소했고, '구직활동(10.5%→10.7%)'은 소폭 늘었다. 그런데 '그냥 시간보냄'이 25.4%로 32만명에 달했고, 여가활동 등 '그 외'도 16.2%로 20만 5000명이나 됐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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