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안팔리던 관광공사의 중문골프장…제주도가 공공매입할까

윤정식 기자 2023. 7. 25. 18: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가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내 부동산 매각을 서두릅니다.

25일 한국관광공사는 제주도특별자치도에 중문골프장 관련 부지와 시설 매수 의향을 물었다고 밝혔습니다.

중문골프장은 시설을 제외한 부지 시세만 현재 시세 1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됩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제주특별자치도에 중문골프장 매입을 제안했다. 〈자료= 중문골프장 홈페이지〉

평당 5000원이던 땅 세계적 관광지로 변신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중문관광단지가 개발되기 시작한 건 45년 전입니다.

당시 서귀포시 중문에는 천제연·정방 폭포 같은 자연 관광지만 덩그러니 있었습니다.

한국관광공사는 1978년 중문과 대포, 색달동 일대 땅을 강제수용했습니다. 당시 수용가는 3.3㎡당 평균 5000원이었습니다.

이후 만든 종합관광단지에 특급호텔들과 테마파크, 스포츠시설, 식물원, 등이 들어선 겁니다.

현재 중문관광단지는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제주도 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됐습니다.

18년 동안 못 판 땅…주민들 민간 매각 반대



한국관광공사는 중문관광단지를 개발하며 부지 내 부동산 대부분을 민간에 분양했습니다.

1978년 조성된 제주 중문관광단지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료=JTBC 뉴스룸〉

지금은 95만4767㎡ 규모의 중문골프장과 관련 부지만 보유 중입니다.

관광공사는 이 부지도 2005년부터 민간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주민들은 중문이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 현장이 되는 걸 막아야 겠다는 입장입니다.

얼마 전부터는 정부 차원의 지침이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20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관광공사에 안 그래도 팔고자 한 중문골프장 매각을 '지시'합니다.

이때 제주도가 매입 의사를 밝힙니다. 주민들도 공공 매입은 찬성하던 터라 거래는 성사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막대한 금액이 문제였습니다. 당시 관광공사가 제시한 금액은 약 1500억 원이었습니다.

반면 제주도는 공시지가의 60~70%를 요구해 협상은 결렬됐습니다.

제주도 이번엔 진짜 살까…매년 운영비 예산도 걸림돌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주문은 현 정부도 강조 사항입니다.

오히려 역대 다른 정부보다 훨씬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분기 291개 공공기관은 1만여 명의 정원을 감축했습니다.

부동산 등 자산은 2조2000억 원어치 매각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무인통행료 정산기 확대 설치로 노동자 421명을 줄였다고 실적을 내세울 정도입니다.

마음이 급해진 관광공사는 과거 이미 협상이 결렬됐던 제주특별자치도에 다시 매수 의향서를 보냈습니다.

제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협상의 여지를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자산 매각 기한이 2026년"이라 지금부터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상징인 곳인 만큼 제값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은 그대로"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 입장에선 적당한 금액으로 골프장을 매입해도 이후가 걱정입니다.

매년 들어가는 운영비를 지자체 예산만으로 충당하기는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제주도가 골프장 매입해 협력사를 물색해 새로 개발과 운영을 맡기는 방안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내부에 중문골프장 매입 TF를 꾸려 올해 연말쯤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입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