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신가요?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메시지 눌렀다가 피봤다
개인정보 탈취해 지인에 접근
돈 빌려 주면 2차 피해 가능성
‘AI 스미싱 봇’등장 전세계 홍역
“2차 인증 설정하고
출처 불분명 사이트 접속 자제해야”
#사례2. 텔레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20대 직장인 정 모씨는 이달 초 등록되지 않은 발신자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자는 일대일 대화를 걸어 “어제 같이 골프를 쳐서 즐거웠는데 어느 클럽인지 물어보는 걸 깜빡했다”며 말을 걸어왔다. 골프를 치지 않는 정 씨는 수상함을 느껴 해당 발신자를 차단했다.
2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인 텔레그램을 통한 스미싱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스미싱(smishing)은 메시지(SMS)와 피싱(Phising)의 합성어로 메시지를 통한 개인 정보 탈취 행위를 말한다. 공격 방식은 일대일 대화를 통해 이뤄졌다. 공격자는 ‘텔레그램 계정이 잠겼으니 업데이트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이트 링크를 텔레그램 사용자에게 발송했다. 링크 클릭시 텔레그램 유사 사이트로 연결된다. 특히 알파벳 ‘o’ 대신 숫자 ‘0’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telegram.0rg.host/telegrim/telegramvip’이 대표적 스미싱 사이트다. 깜빡 속은 사용자가 개인 정보를 입력하게 될 경우 텔레그램 계정을 탈취당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피싱 사이트 접속을 유도해 개인 정보를 입력하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피해를 입은 사실이 밝혀지는 등 고위 공직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KISA 관계자는 “현재 텔레그램 피싱으로 인한 피해는 크게 두가지”라며 “탈취한 계정으로 접속해 해당 계정에 연결된 지인들에게도 동일한 메시지를 보내 추가로 탈취하는 경우와, 탈취한 텔레그램 계정 정보를 활용해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동일한 다른 사이트 계정까지도 공격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공격자는 텔레그램 연락처에 있는 친구와 지인에게 무차별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2차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용자를 사칭해 송금을 요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텔레그램을 활용한 사이버 범죄는 2021년 말 부터 급증했다. 비밀스러움에 인기가 있지만 역으로 보안에 취약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보안업체인 카스퍼스키에 따르면, 텔레그램 스미싱을 위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인 ‘피싱 키트’까지 등장한 상태다. 일정 금액을 내면 스미싱 방법부터, 맞춤 스미싱 캠페인, 자동 번역까지 전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다크웹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카스퍼스키는 “스미싱을 당한 텔레그램 사용자가 답변을 할 경우 자동으로 응답을 하는 챗봇까지 갖추고 있다”면서 “가짜 사이트마저 생성할 수 있어 텔레그램을 통한 범죄가 더 쉬워졌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KISA와 과기정통부는 개인정보 입력을 유도하는 피싱 사이트 긴급 차단에 나선 상태다. 피싱 메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국번 없이 118을 통해 즉시 신고해야 한다. 만약 악성 앱이나 악성코드 설치가 의심되는 경우 KISA의 ‘내PC·모바일 돌보미’ 사이트를 통해 자가 진단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관리 강화다.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보안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텔레그램과 같은 메신저에 접속할때 2차 인증을 설정하고, 메시지를 받을때는 출처가 불분명한 사이트 접속은 자제해야 한다. 이외에도 바이러스 백신 업데이트를 수시로 진행하고 주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을 권장한다. 박태환 안랩 사이버시큐리티센터대응팀장은 “텔레그램 같은 서비스를 사칭해 계정을 탈취하려는 공격은 예전부터 있었던 공격방식”이라며 “2단계 인증을 활용하고, 계정별로 다른 패스워드를 사용하고 주기적으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쓰고 싶은거 안 쓰고 모았다”…‘100조 저축’ 주머니 빵빵한 국민들 - 매일경제
- “5만원에 팔아요”…당근마켓에 올라온 여성사진, 누구길래 ‘삭제조치’ - 매일경제
- 나만 놓쳤나? 이제라도 살까?…증권사도 전망 손놔버린 ‘불꽃株’ - 매일경제
- “교실 금쪽이들은 박사님 때문?”…오은영 SNS 난리난 이유 왜? - 매일경제
- [단독] LG엔솔, 인도 이륜전기차 1·2위에 배터리 공급한다 - 매일경제
- “병원 문 닫습니다”…혼자 온 9살 아이 돌려보냈더니 신고, 무슨일이 - 매일경제
- “무릎 꿇고 빌어라” “애 낳아봤나”…해도 너무한 ‘막말’ 학부모 - 매일경제
- 헌재,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 기각…직무 복귀 - 매일경제
- 국회의원 94명은 전과자...민주화·노동운동 전과 빼도 47명 - 매일경제
- 이정후, 시즌아웃 청천벽력...韓야구 AG 4연속 우승도 초비상 경고등 떴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