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강한, 서평연대 열한 번째(비평연대 워크숍 특별판)[출판 숏평]
■‘북클럽 은유’ 3부작(은유란 무엇인가, 은유가 바꾸는 세상, 은유가 만드는 삶 / 김용규·김유림 지음 / 천년의상상, 2023)
은유의 앎과 이해 그리고 활용이 삶에 주는 영향력은 실로 막대하다. 타인의 사유를 듣고 이해하고 또 자신만의 언어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더 나은 삶, 더 나은 말과 행동, 더 나은 생각에 조금 더 가까이 가닿을 수 있는 숏컷의 기능을 한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생각의 바닷속에서 무엇을 건져낼 것인지 스스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은유의 기원과 실재부터 오늘날 삶의 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사례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여 주는 ‘북클럽 은유’ 시리즈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북클럽 은유’ 시리즈는 은유를 우리 생각과 행동에 녹여낼 수 있는 기초와 심화를 세 권에 걸쳐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은유의 씨앗인 ‘은유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 열매인 ‘은유가 바꾸는 세상’에 이르기까지, 밀도 높게 짜인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자기계발서이자 강연집과 같다.
시리즈가 밀도 높은 구성을 가졌다는 것에는 장단이 있다. 세 권을 엮는 연결성이 분명히 존재하고, 수록작 한 권을 따로 읽었을 때 시리즈의 기획 의도와 그 효과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수록작 세 권 각각이 훌륭한 것은 사실이나, 시리즈가 가진 힘과 그 효능을 완결성 있게 느끼고 배우기 위해서는 세 권 모두 읽어볼 것을 권장한다. (김현구 / 문화비평가, 9N비평연대,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홍보위원)
인간의 언어로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지능 앞에서 우리가 할 일은 기술 발전의 속도를 늦추려고 하거나 두려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창의를 만드는 ‘은유적 사고’를 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녹슬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북클럽 은유’ 3부작은 인간의 잠재 능력인 은유적 사고를 활용할 수 있게 돕는 가장 친절한 ‘은유 사용 설명서’다. 이는 은유가 단순한 수사법이 아니라 창의력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사고 패턴임을 밝힌 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은유 패턴’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이 시와 노래, 광고, 예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정치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독자가 이를 직접 분석하고 활용해 보게 하면서 은유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훈련할 수 있게 돕는다. 더 나아가 인간을 비인간화하기 위해 사용된 정치·사회 속 은유를 낱낱이 고발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제대로 된 은유 사용법을 제시한다.
인간에게 허락된 유일한 희망이 이 안에 있다. 이제라도 세상을 망치는 썩은 동아줄은 놓고, 좀 더 나은 곳으로 향하는 튼튼한 동아줄을 잡아야 한다. (현다연 / 출판편집자, 9N비평연대)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지 매순간 의심스럽다. 어떤 사안에 지금과 같은 의견을 갖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나 분명한 것은 인식이 전환되던 순간, 영화의 한 장면이 각인되듯이 언어가 나에게 왔다는 것이다. 내가 느낀 감각을, 정동을, 모순을 설명할 수 있는 말들을 만났을 때 나는 다른 세상으로 놓인 다리를 만난 것 같았다.
이 책은 그 다리를 떠받치는 아치가 어디에 어떻게 놓여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준다. 내 생각의 경로를 점검하고 다른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태 생산적인 일에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머릿속 어떤 부분을 깨워야 한다. (서경 / 출판편집자, 9N비평연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꾼 천재와 범인(凡人)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영감’님이 오시기를…. 하지만 기발한 발상은 신탁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내려오지 않는다. 우리가 애타게 찾는 영감은 사실 오랫동안 잘 가꾼 나무의 열매다.
‘북클럽 은유’ 시리즈에서 소개하는 은유적 사고법은 영감의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인도한다. 그렇게 자라난 나무는 천재와 평범한 우리 사이에 놓인 다리가 돼 천재는 따로 있다는 오랜 믿음을 지워낸다.
자, 이제는 언제 올지 모를 ‘영감’님을 기다리지 말고, 은유적 사고를 장착하자. 삶에 은유가 켜켜이 쌓여 부풀어 오르면 영감은 자연스레 터져 나올 테니. (황예린 / 출판칼럼니스트, 9N비평연대,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홍보위원)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남다른 사유 방식으로 인류의 문명을 창조한 천재들. 그들은 ‘은유적 사고’를 통해 사람과 사물을 다시 보고, 달리 보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하지만 더 이상 은유란 천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우리도 그들과 같은 창의적 인재가 될 수 있다면?
물론 반복적인 학교생활과 직장생활 속에서 은유를 찾고 창의를 가지려 함은 단지 상위 10%의 인재가 되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온 세상이 다 무엇인가의 메타포라는 사실을 스스로 확인’해 보자. 경주마처럼 그저 앞만 보고 달렸던, 무감각하고 무기력했던 당신의 삶이 송두리째 바뀔 것이다. (김정빈 / 문화비평가, 9N비평연대,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홍보위원)
정리=엄민용 기자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성기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종합] 토니안 “거울 깨고 피 흥건···조울증+대인기피증 앓아” (새롭게 하소서)
- [스경X이슈] 반성문 소용無, ‘3아웃’ 박상민도 집유인데 김호중은 실형··· ‘괘씸죄’ 통했다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송재림 사생활’ 유포한 일본인 사생팬에 비판세례···계정삭제하고 잠적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빈지노♥미초바 득남, 옥택연·로꼬·김나영 등 축하 물결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