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다뉴브강 곡물항 러 공격에 밀값 10% 폭등
지난주 오데사 포격 이어
흑해 수출 우회로도 위협
옥수수 선물값도 6% 껑충
UN, 러 곡물협정 복귀 촉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에 이어 다뉴브강을 통한 내륙 수로 곡물 항구까지 공격하면서 글로벌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11%나 치솟은 밀 선물 가격은 또다시 10% 폭등하며 세계적인 식량 안보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24일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마지막 곡물 수출길에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19일부터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수출항인 오데사에 집중 포격을 가한 데 이어, 24일 동유럽의 대표 내륙 수로인 다뉴브강 끝단에 위치한 레니에도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이 공격으로 곡물 창고 시설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체불명의 드론이 러시아 모스크바 오피스빌딩을 공격한 날에 반격한 것으로 추측된다.
오데사에서 남서쪽으로 110㎞ 떨어진 레니는 지난해 전쟁이 발발한 뒤 흑해의 대체 수출 지역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1억달러를 투자해 긴급 조성한 물류 인프라스트럭처다. 우크라이나는 다뉴브강 항구를 통해 매달 곡물을 200만t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곡물 창고 등 레니 지역의 물류 인프라는 다뉴브강 하류 삼각지에 위치한 루마니아 접경지역에 있다. NYT는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의 강 건너편을 공격하면서 나토와 보다 직접적인 대치 위협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동맹국과 함께 나토 동쪽 국경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인 상태"라고 밝혔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최근 확전 사태는 우크라이나 곡물 선적과 세계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흑해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군의 보급을 막기 위해 해상을 봉쇄하고 그에 따른 회피로를 차단하는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 TV 종군기자 예브게니 포두브니는 "우크라이나 수상 교통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매우 중요한 임무"라고 설명했다.
오데사와 레니의 곡물 수출 시설이 공격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주요 수출 품목인 밀과 옥수수 가격은 다시금 폭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이날 밀 선물 가격(9월 인도분)은 장중 전날 대비 10.07% 상승해 부셸(약 27.22㎏)당 7.76달러까지 급등했다. 19일 오데사 공격 당시 7.43달러까지 하루 만에 11% 오른 뒤 7달러대 초반으로 하락했지만, 다시 가격 급등세가 연출된 것이다. 이날 옥수수 선물 가격(12월 인도분)도 부셸당 5.71달러까지 오르면서 하루 새 5.74%나 상승했다.
카를로스 메라 라보뱅크 애널리스트는 "공격을 받은 항구는 한 달에 곡물을 최대 250만t 수출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의 희망"이라며 "현재로서 어느 정도 피해가 발생하고, 또 러시아가 앞으로 얼마나 빈번하게 공격을 감행할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다뉴브강을 통한 내륙 수로 활용도 난관에 부딪치면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흑해곡물협정 종료로 바다를 통한 수출길이 막힌 데 이어 다뉴브 항구 활용도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공격으로 레니항을 출입하는 상선의 운송 보험료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자국 농민 보호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값싼 곡물 수입을 꺼리고 있는 폴란드 등 인근 국가와의 육로 수출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자국산 농산물의 지나친 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에 흑해곡물협정 재개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 연방이 나의 최근 제안에 따라 흑해곡물협정 이행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제사회가 효과적인 해결책을 위해 단결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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