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진술 오락가락하자 … 아내 "정신 차려라"
"고립된 남편, 변호인에 농락"
李부인 변호인 해임 결정에
이화영 "내 의사 아냐" 반박
檢 "외부세력 재판영향 우려"
수원지검, 김용 前 부원장
27일 참고인 신분 소환조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본인의 부인이 낸 변호인 해임신고서에 대해 "내 의사가 아니다"고 25일 재판에서 밝혔다. 재판 방청석에 있던 부인은 "정신 똑바로 차려라"라고 소리치며 부부끼리 설전을 벌였다.
이 전 부지사가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과 이 전 부지사 측 가족이 합세해 독려하는 분위기다. 반면 검찰은 이를 "외부세력에 의한 영향"으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이 전 부지사의 부인 A씨는 지난 24일 남편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해광 소속 변호인 해임신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지사는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해임 의사가 없다며 "우리 집사람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저랑 상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A씨는 돌연 방청석에서 일어나 "당신이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며 "본인(이 전 부지사)이 옥중 편지에서 그런 일이 없다고 했는데 변호인은 저번 비공개 재판에서 그런 일이 있다고 얘기해서 본인과 반대되는 입장으로 변론하기 때문에 해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은 18일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북을 한번 추진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는 말을 검찰 조사에서 한 적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에 A씨는 다음 날인 19일 바로 민주당에 탄원서를 보내 "남편이 고립된 채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 전 부지사도 21일 공개한 옥중 서신에서 "'쌍방울에 이 대표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했으나 변호인의 공판 내 발언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A씨는 이날 법정에서 "변호사한테 놀아났다고 할 정도로 화가 난다"며 "저 사람(이 전 부지사)은 지금 안에서 너무 모르는 거 같다. 자기가 얼마나 검찰에 회유당하는지도 모르는 거 같고 정말 답답하다. 정신차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어 A씨는 "만약 당신이 그런 판단을 하면 가족으로서 제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권리와 의무를 다 포기하고 싶다. 당신 혼자 알아서 재판 치르고 어떤 도움도 없을 것"이라며 "당신이 언제 이 대표 방북 가지고 그랬냐. 이게 이화영 재판이냐 이재명 재판이냐. 처음부터 (이 대표 방북 요청한 게) 아니라고 했는데 왜 이제와서 번복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따졌다.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이 전 부지사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입장을 일부 번복하려 했던 이 전 부지사가 가족의 반발이라는 뜻밖의 사태에 직면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부지사는 형량 등을 고려해 이 대표 방북 비용 요청 등은 인정하고자 하나, 이 전 부지사 측 가족은 변호사 지원 등을 약속한 민주당 쪽에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24일에는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인권위원회·법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4명이 수원지검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변호인에게 "당의 개입이 부담스럽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이날 법정에서 검사 측은 "피고인(이 전 부지사)이 갑자기 법정에서 하고 싶은 말을 못하고 재판마저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다. 외부 세력에 의한 재판 독립성 훼손 등이 심각히 우려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검찰은 19일 A씨의 탄원서가 공개된 직후 낸 반박성 입장문에서도 "이 전 부지사가 가족, 지인과 50회 이상 면회했고, 국회의원과 7회 특별면회를 한 바도 있다"며 "근거 없이 왜곡된 주장이 제기되는 점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27일 오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용 전 부원장은 2019년 5~6월과 2020년 1~2월 총 세 차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김성태 전 회장은 법정에서 김용 전 부원장이 경기도의 대북 스마트팜 사업 비용과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이 대납하는 걸 알고 있었으며 자신에게 "여러 가지로 고맙다"는 취지의 덕담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김용 전 부원장 측은 이러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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