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수주전 탈출 노리나 한화오션 이유있는 침묵
조선업 호황서 나홀로 소외
업계선 제값수주 전환 해석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불러"
하반기 카타르 LNG선 준비
한화오션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5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한화오션이 출범한 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수주 성과가 전무하다.
이를 두고 한화그룹 편입 후 대우조선해양 시절 묻지마 저가 수주 관행을 탈피해 고부가가치 선박을 제값을 주고 수주하는 선별 수주 기조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인수 후 통합과정(PMI)을 진행 중인 회사 내부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 창정비 1척 등 5척을 총 10억6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액인 70억달러의 15%에 그친 성과다. 특히 지난 5월 23일 한화오션이 공식 출범한 뒤 수주 실적은 '제로(0)'다.
이러는 사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호황기를 맞아 수주 실적을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달 들어서만 2조8500억원어치를 수주했다. 이 회사는 올해 수주 목표액인 157억달러의 93%를 달성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4일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3조9593억원에 수주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한화오션의 이 같은 잠행을 두고 한화그룹 편입 후 선별 수주 기조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선가가 오름세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무리한 제 살 깎이식 저가 수주는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영업 전략이 재조정되는 과정이라는 얘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주 현장에선 한화오션이 HD한국조선해양보다 값을 더 높게 부르고 있다"며 "앞으로 대우조선해양 시절 때와 같은 저가 수주는 없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오션은 하반기에 예정된 대규모 선박 프로젝트 입찰을 위해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할 12조원 규모 LNG선 프로젝트가 하반기 메가 프로젝트로 꼽힌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합병 후 수주 기조를 확립해 나가는 과도기에 있다"며 "(한화그룹 편입 후)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보다 하반기 시너지 전략을 수립한 후 보일 성과에 주목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조선업이 본격 호황기를 맞은 상황에서 경쟁사 대비 수주 실적 차가 눈에 띄게 벌어져 있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이날 한화오션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기본급 11만1223원 인상(호봉 상승분 포함), 격려금 300만원 지급 등이다. 노조는 27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오수현 기자 /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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