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역학 위배한 '장주기 쌍성 궤도운동' 관측"…기존 우주론 뒤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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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장주기 쌍성의 궤도운동을 관찰하고 기존 우주론의 예측을 벗어나는 결과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채규현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장주기 쌍성의 궤도운동을 관찰한 결과, 쌍성 사이 궤도의 크기가 2000AU(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의 약 2000배)이상으로 커졌을 때 중력 가속도의 크기도 커지는 현상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에 24일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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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장주기 쌍성의 궤도운동을 관찰하고 기존 우주론의 예측을 벗어나는 결과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천문학계는 이번 연구 결과로 뉴턴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 등 기존 우주론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채규현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장주기 쌍성의 궤도운동을 관찰한 결과, 쌍성 사이 궤도의 크기가 2000AU(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의 약 2000배)이상으로 커졌을 때 중력 가속도의 크기도 커지는 현상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에 24일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궤도의 크기가 클수록 중력가속도의 크기는 약해져야 한다는 뉴턴역학의 예측과는 다른 현상을 찾은 것이다.
채 교수는 유럽항공우주국(ESA)의 가이아우주망원경이 관측한 2만6500여 개의 장주기 쌍성 데이터를 분석했다. 현존하는 쌍성에 관한 모든 데이터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정밀한 데이터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력의 속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쌍성이 중력에 의해 얻는 가속도를 두 별 사이의 거리인 궤도의 크기에 따라 계산했다. 기존 뉴턴역학에 따르면 궤도의 크기가 커질수록 공전 주기는 길어져야 하며, 중력 가속도의 크기도 약해져야 한다.
분석 결과, 궤도의 크기가 1000AU 이내일 때는 쌍성의 궤도 운동이 뉴턴 역학의 예측과 들어맞았다. 그런데 궤도의 크기가 2000AU 이상이 되면서 예측과는 상반되는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궤도의 크기가 커졌는데도 중력 가속도의 크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5000AU 이상이 되자 중력 가속도의 크기는 뉴턴역학에 의한 예측치보다 약 1.4배 커지며, 쌍성 2만개를 대상으로 관측한 결과에서는 두 값의 불일치 정도가 더 커졌다.
채 교수는 이에 대해 "우연히 나올 수 없는 관측 결과"라며 "수정 뉴턴역학 패러다임의 일부인 'AQUAL 이론'의 예측과 일치한다"라고 밝혔다.
수정뉴턴역학(Modified Newtonian Dynamics, MOND)은 이스라엘의 물리학자 모르더하이 밀그램이 1983년 제안한 패러다임으로, 가속도가 0에 가까운 곳에서는 만유인력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다. AQUAL 이론은 수정뉴턴역학 패러다임 중 하나로, 만유인력의 법칙과 일반상대성 이론에 따른 등가원리를 위배하는 외부 중력장 효과가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기존 우주론에서는 예측치 밖에서 벌어지는 우주 현상을 뉴턴역학과 일반상대성 이론을 위배하지 않고 설명하기 위해 '암흑물질이론'을 도입했다. 고유의 질량을 가졌으나 눈에 보이진 않는 '암흑물질'이 은하에 있어 중력 작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채 교수는 장주기 쌍성처럼 서로의 거리가 0.5광년 이하로 가까운 쌍성 사이에서 일어나는 중력현상은 암흑물질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설령 암흑물질이 있다고 하더라도 쌍성 사이의 거리가 너무 짧기 때문에 내부 역학에 영향을 미칠만큼의 암흑물질이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산개성단 연구를 통해 중력에 대한 유사한 결론을 얻은 파블 크루파 독일 본대 교수는 "(채 교수의) 장주기 쌍성 연구와 산개성단 연구 결과에 의하면 중력이 뉴턴의 이론이 아닌 밀그롬의 이론과 일치함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 결과가 천체물리학 전반에 주는 파급효과는 실로 방대하다"라고 말했다.
채 교수는 "앞으로 장주기 쌍성과 다른 데이터를 통한 중력테스트를 계속할 것"이라며 "수정뉴턴역학 패러다임이 지구의 중력 가속도와 같은 일반적인 과학적 사실로서 견고해질 때까지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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