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주가 배터리 비율
"PBR의 '요즘' 뜻을 아시나요?"
한 증권사 대표가 난센스 퀴즈라며 물었다. '주가 배터리 비율'이란다. 배터리 사업을 해야 주가가 오른다는 것. 배터리주 광풍이 불러온 신조어다.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까지 그룹 투자금 46%를 배터리에 쏟아붓겠다고 선언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25일까지 137% 상승했다. 외국인은 작년 말 51%이던 지분율을 33%까지 낮추며 계속 팔고 있지만 주가는 달아오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232%)을 비롯해 배터리 사업 연관성이 높지 않은 포스코인터내셔널(229%), 포스코엠텍(364%), 포스코디엑스(462%), 포스코스틸리온(154%)도 '포스코'란 이름 덕에 껑충 뛰었다.
올해 각각 401%와 1155% 오른 코스닥 시가총액 1·2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25일에도 11~13% 올랐다. 에코프로 그룹주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본 펀드매니저들이 대거 해고되면서 때아닌 구직난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포스코와 에코프로 종목토론방엔 공매도·외국인과의 전쟁에서 이겼다는 동학개미 승전가가 울려퍼진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란 현 주가(Price)를 회사가 보유한 자산 가치(Book value)와 비교한 것이다. 1보다 낮으면 회사가 손에 쥐고 있는 자산 가치만큼의 평가도 받지 못하는 저평가 상태로 여겨진다. 이해하기 쉬워 널리 활용되는 지표지만 올해 한국에선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잇따르는 동반 하한가 사태에 여의도에선 "PBR을 말하면 의심부터 해봐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주가 조작 세력이 저PBR 기업에 '가치투자'를 하겠다며 자금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PBR이 화제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며 작년부터 추진한 'PBR 개혁'에 기업들이 화답하면서다. PBR 개혁이 일본 증시 상승의 이유 중 하나란 평가도 나온다.
웃자며 시작한 PBR 얘기에 마냥 웃기도 힘든 것이 한국 증시의 현실이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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