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 심상치 않은 경고음 [사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한국 경제의 3축이라 할 수 있는 수출·소비·투자가 모두 줄어들고 있어 위기의식을 갖게 만든다. 하반기에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갈수록 약해지고 있어 비상한 각오와 대책이 필요하다.
2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전년 동기보다 0.6% 성장해 시장 전망치(0.5%)를 상회했고, 전 분기(0.3%)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성장을 기록했다. GDP 성장의 상당 부분은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덕분이고 수출(-1.8%)과 민간소비(-0.1%), 설비투자(-0.2%) 등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 수출 호조가 반도체 부진을 메웠지만,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지 않을 경우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보다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산에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선 아직 이렇다 할 반등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민간소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역대급으로 길어진 장마와 수해, 물가 상승이 겹쳐 3분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외부에서도 한국 경제를 향한 경고음이 들려온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19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치 1.5%를 석 달 만에 낮춘 것으로, 중국(5.0%) 홍콩(4.7%) 대만(1.5%) 등 아시아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ADB는 수출·소비·투자 부진으로 한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저하고' 경기 전망을 해온 정부는 하반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정책을 손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 수출에서 20%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외부 변수에 기대지 않고 우리 스스로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고 민간소비를 자극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조만간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이끌 과감한 조치를 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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