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대출 늘자 … 美 은행주 강세
향후 대출 연체율 관리 관건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파산 위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안정성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대형 은행에 몰렸다.
지난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JP모건, 웰스파고 등 미국 대형은행들은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과 이자수익을 기록했다. 지난달 빅테크가 주도하던 랠리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이달 하순 들어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이며 가치주인 은행주들이 상대적으로 순환매 효과로 선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미 최근 한 달간 JP모건과 웰스파고는 S&P500 지수 상승률 4.5%를 넘는 10% 초반대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 은행들 실적을 견인한 가장 큰 이유는 순이자이익 상승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올 2분기 순이자이익은 JP모건이 44%, 웰스파고는 29% 늘었다. 시장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순이자마진이 올라 순이자이익도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 2분기 은행들 이익은 마진뿐만 아니라 대출 증가 규모의 영향도 컸다. 대출 증가를 견인한 요인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신용카드 대출 증가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대출을 줄여가던 가계가 노동시장 회복에 따라 대출을 크게 늘린 것이 은행 이익을 키웠다. 지난 1분기에 1800억달러였던 JP모건 신용카드 대출은 2분기에는 1910억달러로 늘었다. 씨티그룹 역시 신용카드 대출이 같은 기간 1460억달러에서 1530억달러로 늘어났다. 특히 신용카드 대출은 고정금리 비중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기준금리 움직임을 바로 반영할 수 있어 은행으로선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
JP모건은 지난 1분기 올해 순이자이익 가이던스를 810억달러로 예상했는데 2분기 실적발표에선 820억달러로 올렸다. 지난 5월 인수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순이자이익, 비이자이익 모두 작년 동기 대비 44%, 25.3% 올랐다. 웰스파고 역시 순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29% 늘어났다.
다만 씨티그룹은 아시아, 멕시코 등 글로벌 사업 구조조정에 따라 자산관리 부문과 IB 부문에서 비이자이익 부문이 전년 대비 28%나 줄었다. 여기에다 비이자비용 역시 전년 대비 9.5%나 올라 다른 대형 은행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은행이 대출 심사를 다시 강화하며 실적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에 처한 가계나 사업장에서 대출을 늘리려는 수요는 많아지지만 이는 연체율이나 상각률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현재로선 낮은 수준인 신용카드 연체율 등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마이클 산토마시모 웰스파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여전히 (경기 침체) 사이클 초입부에 있고 이는 계속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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